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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서 한국인 피랍ㆍ피살 잇따라…뾰족한 대책은 없어
[헤럴드경제]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피랍ㆍ피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방지할 뚜렷한 대책은 없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일 70대 한국인이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지 10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필리핀 남부 민다다오 섬 일대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치안 부재 지역이다.

납치범으로 알려진 이슬람 반군세력 아부사야프를 비롯해 여러 무장 조직이 민다나오 지역에 산악지대가 많다는 지리적 이점을 등에 업고 납치, 살해 등을 일삼고있다.

한국 외교부가 올해 1월 이 지역에 특별여행경보를 내릴 정도로 외국인 납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민다나오 지역에 사는 한국 교민은 은퇴 이민자, 자영업자 등 4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현지 무장세력의 위협에 노출된 셈이다.

이곳에서는 올해 1월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보름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필리핀에 한국 교민이 수도 마닐라 등 중부 지역으로 중심으로 9만여 명이 거주하는 가운데 피살 사건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13년 12명, 2014년 10명, 올해 들어 9명 등 3년 사이에 31명의 한국인이 피살됐다. 지난 9월에는 60대 사업가가, 10월에는 부부가 무장 괴한에게 살해됐다.

이런 강력 사건은 대부분 채무 다툼이나 공사대금 등을 둘러싼 사업 분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는 100만 정 가량의 총기가 불법 유통될 정도로 총기 규제가 허술하고, 현지인에게 수백 달러만 줘도 청부 살인이나 납치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필리핀 현지인과의 분쟁이나 위험 지역 방문을 피해야 한다는 권고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현지의 한 한국인 사업가는 “필리핀에서 현지인이든 한국인이든 누구와도 갈등이나 분쟁을 겪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치안이 좋지 않은 외곽 지역 거주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조직폭력배나 수배자들이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이거나 필리핀 카지노에 ‘정킷방’(카지노업체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을 차려놓고 도박을 알선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필리핀 당국에 한국인 안전대책 강화를 요청하고 마닐라 앙헬레스 한인타운과 말라떼 한인상가 밀집지역에 폐쇄회로(CC) TV의 대폭 증설, 필리핀 파견경찰 인력의 증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오는 5일 필리핀을 방문해 우리 국민의 안전 실태를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필리핀의 치안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한국인 안전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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