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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다문화정책 대표주자…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다문화가정도 당당한 사회 구성원”
복지 대상이자 주요 소비자층
시야 ‘넓게’보다 ‘달리’봐 달라
특정 지역구 출마, 맞지 않다


질문지를 본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옅은 한숨을 내뱉었다. “1년차나, 3년차나 그리고 지금이나 질문이 항상 같아요. 제 답변도 같겠죠”

뜨끔했다. 그랬다. 이자스민 의원이라고 하면 으레 나오는 질문들이다. 한국 정치를 경험한 소회, 다문화 정책 콘트롤타워의 부재, 이주아동권리보장법안…. 시간은 흘렀지만 질문은 같다. 그만큼 변화는 더디다. 그렇다고 달리 관심을 두는 이들도 없다. 


외롭지 않으냐고 물었다. 다문화 정책이라면 세상은, 동료 의원조차 당연하게 이자스민 의원만 바라본다. 그는 “처음 국회의원을 시작할 때 ‘우린 열심히 일해도 국민이 기억해줄까 말까 하는데, 이자스민 의원은 아무 일 안 해도 다 기억해주겠네’라는 농담을 많이 들었다”며 “듣기에 따라선 참 가슴 아픈 얘기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롭다기보다는 안타깝다”며 “같이 관심을 두자고, 혼자 못하겠으니 앞장서달라고 부탁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그건 이자스민 의원이 해야지’, 이게 현실”이라며 “좋은 취지의 법도 오히려 내가 추진해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할 때도 있다”고 자책했다. 한국 정치, 아니 한국사회의 한계다.

이자스민 의원은 시야를 ‘넓게’ 보지 말고 ‘달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 다문화가정이 살고 있다는 걸 한국사회는 인식하지 못한다”며 “다문화 가정 역시 중요한 소비자다. 복지의 대상으로만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문화가정이 한국 내에서 국제전화를 가장 많이 쓰는 소비층입니다. 베트남, 필리핀 등 고향에 있는 다문화가정 가족들은 다 휴대폰에 카톡을 깔죠. 카톡이 자연스레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겁니다.” 그들을 돕지 말자는 게 아니다.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식해달라는 당부다.

이자스민 의원은 아직 해야 할 일이, 하고픈 일이 많다고 했다. 수년째 같은 질문만 반복되는 현실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내년 총선 계획을 물었다. 그는 “다문화정책의 특성상 특정 지역구로 출마하는 건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남은 길은 비례대표 재선이다. 정치권에선 좀처럼 유례를 찾기 힘든 협로다.

그래도 그는 꿈을 꾼다. 그가 가는 길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처음인 탓이다. ‘정치인 이자스민’의 발걸음이 어디까지 향할지, 전국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지켜보기 때문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꿈, 우리도 이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란 희망. 그래서 이자스민 의원의 행보는 무겁지만 의미 있다.

이자스민 의원은 “이자스민이란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에 필요한 정책을 만드는 것, 그래서 내 나라 한국을 더 잘 사는 나라로 만드는 게 남은 삶의 목표”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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