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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이일형] 한국 수출의 새로운 지평 2
지난 6월 기고문에서는 우리나라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에 대하여 언급한 바 있다. 그 이후 우리 수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3분기는 전년동기 대비 9.5%(전기 대비 5%) 하락했다. 지금의 추세로 보아 올 총 수출은 작년대비 약 8%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아직 당황할 때는 아니다. 우리의 주요 15개 상품의 70% 정도는 작게나마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수출의 부가가치 기준으로 볼 때 작년보다 조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에 2917억불 달성 이후 3년 동안 연평균 1%정도의 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약 1.3%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번 분기에 수출이 저조했던 가장 큰 이유는 유가의 하락이다. 지난해 말에 하락하기 시작한 유가는 1분기에 $45/bb로 급락한 후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8월에 $40/bb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조금 회복은 하였으나 2-3년 내에 크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행히 대부분의 수출품목들의 수출은 8월에 하락한 후 9월에 다시 반등하였다. 특히 미국행 자동차 수출이 저조했으나 일본도 저조한 것으로 보아 엔화 약세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총 수출액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가가치이다. 수출의 부가가치는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수익이기 때문이다. 수출의 부가가치는 총 수출에서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중간재, 자본재, 특허 사용료, 역외 노동력 등을 제외한 액수다.

또한 타 국의 생산에 기여한 우리의 중간재나 노동력은 물론 추가해야 한다. 우리의 총 수출액과 수출의 부가가치의 차이가 유가에 민감한 이유는 원유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수출품목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1970-80년대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석유화학 분야 뿐 아니라 많은 제품들이 직간접적으로 원유를 원자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중공업에 편향된 경제구조의 경우 유가가 총 수출액을 많이 좌지우지 하게 된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중후장대(重厚長大) 형 제조업 중심의 수출이 국가경제 성장을 주도했다면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중심의 제품들이 수출 첨병으로 부각됐다. 따라서 양보다는 질적 개선, 다시말해 수출의 부가가치를 끌어 올리는 데 민관이 힙을 합쳐야 한다.

총 수출이 아닌 수출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전략 자체부터 재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총 수출액 증대’라는 현재의 전략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생산요소를 국경에 관계없이 분배하여 최대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생산요소 중 이동이 가능한 자본과 경영력은 국경에 관계없이 가장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고 이동력이 떨어지는 노동력과 토지 등의 활용을 위해서는 자본과 경영력을 국적에 관계없이 끌어들일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수출 제약 요인들을 일일이 찾아내 기업활동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국제규범 및 관행도입, 고등교육 보다는 적정교육, 기업과는 구별된 기초과학 등으로의 선별적인 정부투자, 제조보다는 콘텐츠, 그리고 단순 노동력 보다는 창조적 생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조성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질서 있는 시장경제” 도입을 위해 비효율적 시장구조/규제를 과감히 제거하는 노력과 해외 기업이 투자를 꺼리는 이유인 노동시장에 대한 개혁이 필수적이다.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비교우위인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금융을 포함한 창업 환경과 융합의 창을 열어주는 것, 즉 “창조경제” 실현이 중요하다.

70년대의 과감한 투자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다면 제2의 한강의 기적은 이런 과감한 구조적 개혁을 통해서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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