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카페] 친구를 단두대로 보내기까지…프랑스혁명의 역사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세계3대 문학상으로 일컬어지는 맨부커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역사소설가 힐러리 맨틀의 대작. ‘역사소설을 재창조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첫번째 역사소설이자 대가의 탄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설은 프랑스 혁명을 이끈 세 명의 젊은 혁명가, 로베스피에르, 당통, 데물랭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로베스피에르가 오랫동안 믿고 사랑했던 친구이자 혁명동지인 데물랭과 당통을 단두대로 보내는 파국의 순간까지 생생하게 다룬다. 이들이 남긴 편지와 일기, 프랑스 혁명을 다룬 소설, 역사가들의 책까지 섭렵한 뒤 집필을 시작해 완성하기까지 무려 18년이 걸린 역작이다. 등장인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대화와 독백, 시점의 전환 등 낯선 방식의 서술은 마치 눈 앞에서 연극무대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질 인물들의 선입견을배제하고 각 상황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잡아내려 애쓴 작가의 세심한 눈길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시궁창이 흐르는 음울한 파리의 뒷골목부터 혁명의 전망이 싹튼 카페, 여러 정치 스캔들의 진원지인 살롱에 이르기까지 혁명을 전후한 프랑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풍속소설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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