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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구단선 따라… 미-일-필리핀-베트남, 中에 포위망 만드나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해군 이지스함 라센호가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ㆍ스프래틀리군도) 수비환초(주비자오ㆍ渚碧礁) 12해리 이내 72마일(약 115.87㎞)을 항해한 것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다툼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과 필리핀, 베트남 등이 미국 편에 서서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을 따라 연합세력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영국-중국-네덜란드가 일본의 확장을 저지하려 ABCD 포위망을 형성한 것과도 비슷하다.

카자흐스탄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7일 미국의 전투함 파견에 대해 “국제법을 기준으로 한 행동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동행한 기자들에게 “일방적인 행동은 국제사회 공통의 우려”라면서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과 베트남 역시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을 지지했다.

26일 수비환초를 향해 항해중인 미 해군 이지스함 USS라센호. [사진=USS라센 페이스북]

이미 최근 필리핀은 “국제사회가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비행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의 함정 파견 방침에 동의한 바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도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과 가장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지난 여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영유권 문제를 제소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아세안외교장관 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중국의 인공섬 건설 등을 강력 비판했다.

또한 지난해 필리핀은 자국 내 군 시설 이용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상호방위동맹을 미국과 체결하며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20여 년 전 폐쇄된 미군 기지를 다시 부활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해군은 일본 해상자위대와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베트남 역시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등대 설치 등에 대해 자국 주권을 침해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비난하고 있다. 최근엔 중국 선박이 조업 중인 베트남 어선을 공격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한때 베트남에서는 반중시위가 격화됐고 중국인들이 베트남을 탈출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는 자국 영해를 침범한 선박에 대해 해양경비대의 무력 사용을 승인하며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역사적으로도 중국과 국경분쟁으로 마찰을 빚었으며 지난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중국과 10년 간 전쟁을 치렀다.

중국이 난사군도에 건설한 비행장 [사진=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며 남해구단선을 따라 위치한 대만, 말레이시아 등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해구단선은 1947년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그은 9개의 선으로 황옌다오(黃巖島ㆍScarborough Shoal)와 중사군도(中沙群島ㆍMacclesfield Bank), 동사군도(東沙群島ㆍPratas Islands) 등을 비롯, 서사군도(西沙群島ㆍParacel Islands), 남사군도(南沙群島ㆍSpratly Islands) 등 전체 해역의 80~90%를 영해로 모두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여러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에 휘말려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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