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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위기의 제조업, 구조개편 등 근본 대수술 필요
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제조업이 퇴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한국은행이 내놓았다. 한은이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12만여 제조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액이 1년 전에 비해 1.6% 줄어들었다. 1961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제조업이 성장 정체 단계를 넘어 아예 거꾸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1분기 제조업 매출은 - 5.7%였으나 2분기에는 - 6.3%로 감소폭이 더욱 깊어졌다. 비제조업을 포함한 전체 산업의 매출액이 같은 기간 각각 - 4.7%, - 4.3% 성장한 것과 비교해 봐도 제조업 부진은 확연히 드러난다. 제조업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우리 제조업이 이 지경이 된데는 물론 대외 환경 악화에 기인 한 탓이 크다. 7%대 성장이 무너진 중국의 경기부진과 지속되는 일본의 엔저 등이 악재로 작용했고, 미국과 유로존의 양적 완화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스마트폰 매출이 줄어들면서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는 분석도 있다. 안으로는 극심한 내수 부진과 소비 감소 등으로 제조업 기업 환경이 크게 악화된 결과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정부와 기업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게 문제다. 말과 계획만 무성했을 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행에 옮겨진 것이 없다. 이제 막 시동이 걸린 기업 구조조정만해도 뒤꼬리를 잡고 흔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경제환경이 어려우면 기업간 인수 합병 등 선제적 조치로 산업 및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적극 강구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세계적 M&A가 성행하는 데도 기회를 잡지 못했고, 정부나 기업이 구경꾼 노릇만하다 허송 세월을 보냈다. 정부가 산업구조 재편이나 경제체질 개선 등을 통한 제조업의 기본 틀을 바꾸는데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대기업 역시 신사업 발굴, 기술 및 경영 혁신은 뒷전에 미뤄두고 면세점 진출 등 곁가지에만 지나치게 몰두한 건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누가 뭐라해도 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다. 이제라도 제조업을 살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산업별ㆍ업종별 구조개편 방향을 설정하고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개별 기업별로도 미래 성장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고 기술개발과 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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