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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김아미] 천경자의 자식들은 왜?
“장례를 자기 혼자 치러? 아무리 형제지간에 사이가 안 좋다고 해도 부모님 장인데….” 고(故) 천경자 화백의 부고를 들은 미술계 인사가 내뱉은 첫마디 말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던질 만한 의문이다.

천 화백의 맏딸 이혜선씨가 홀로 장례를 치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국내 대리인 격이라는 한 인사는 개인 의견임을 피력하면서 천 화백 자녀들 간에 오랜 갈등이 있었고, 작품 관련된 갈등도 있었음을 본지에 털어놨다.

이후 혜선씨를 제외한 유가족들이 27일 긴급 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서울시에 대해 “천 화백의 추모행사에 격식을 갖춘 예우를 해 달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해 “금관문화훈장 추서 취소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자식들 간 분쟁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침묵하던 유가족들이 공식석상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남았다. 첫째는 가족간의 갈등이 대체 무엇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정희씨는 “언니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살아가는 이유로 삼아온 희생적인 딸”이라면서도 “언니로 인해 유족들이 엄청난 고통을 당했다”고 했다. 특히 ‘언니가 왜 못 오게 했나’라는 질문에 ‘(언니의) 이해할 수 없는 인격과 행동’을 거론하며 혜선씨에게 화살을 돌렸다. 정희씨의 말대로라면 갈등은 분명 있었다. 그렇다고 내밀한 속사정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요구할 순 없다. 결국 가족 갈등 문제는 의문으로 남게 됐다.

또 하나는 향후 천 화백의 작품 소유권에 대한 문제다. 정희씨는 지금까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향후 어떠한 권리도 행사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장남의 생각도 이와 같을까. 그는 유독 기자회견 내내 말이 없었다.

아직 어느 쪽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재산 문제든 감정 문제든 유족들 간 갈등의 불씨는 당분간 쉽게 꺼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을 바라보는 세간의 인심은 이렇다. “장녀는 왜 어머니를 꽁꽁 숨겨두고 장례식조차 형제들을 부르지 않았는가”, “다른 자식들은 왜 그동안 제대로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있다가 어머니를 쓸쓸하게 보냈는가”.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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