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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줄이고 자산 팔고’ 대우조선 긴축총력전
- 4000억 자산 매각…창사이래 처음
- 임원 고직급자 30% 감원…연봉도 35~50% 줄여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4조원 규모의 채권단 지원을 받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절박한 자구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임금 동결에 인력 감축뿐만 아니라 자산 매각, 무파업 등 내놓을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동원하기로 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 8월 이후 임원 수를 55명에서 42명으로 줄였다. 임원들이 급여 일부도 반납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희망퇴직 등으로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 1300명 가운데 300∼400명을 감축하는 절차까지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사장은 급여의 20%, 전무와 부사장은 15%, 상무는 10%씩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면서 “올해 임원들의 성과급은 없다고 보니깐 작년에 받았던 총액에 대비하면 연봉이 35~50% 줄어들 정도로 인건비도 긴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000억원에 달하는 자산도 매각한다. 대우조선이 대규모 조직 감축과 함께 자산 매각까지 나서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는 채권단 지원에 협조하겠다는 대우조선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의 지시 아래 유동성 확보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9월부터 적극적으로 매각 가능한 자산을 모두 팔고 있다. 현실적으로 매각 가능한 자산은 4000억원 수준이다.

청계천 본사 사옥이 1600억원, 당산동 사옥이 450억원 등 총 2050억원에 팔릴 것으로 추정된다. 청계천 본사 건물은 ‘세일즈앤리스백’(매각후 재임대) 방식으로 팔기로 하고 이달 중 매각 제안서를 낼 예정이다.주식 등 현금성 자산 200여억원도 있다. 화인베스틸, 대우정보시스템 등 보유 주식은 이미 정리했다. 두산엔진 보유 지분만 현재 정리단계다.

445억원에 팔린 골프장(써니포인트컨트리클럽) 매각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대우조선은 또 마곡산업단지 내 연구개발센터 설립 계획은 백지화하고 용지 대금으로 낸 2000억원을 돌려받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구조 조정에 가장 큰 걸림돌인 노동조합이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선 점도 고무적이다. 노조가 무파업과 임금 동결에 대한 동의서를 채권단에 전달하기로 함에 따라 채권단의 지원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관건은 조선업 시황이다. 업황이 워낙 바닥이라 채권단의 지원에도 대우조선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금액으로 따지면 크지 않고 근본적인 문제는 해양플랜트 부실 해소와 고부가 수주 확대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요구대로 인력 줄이고 자산을 팔 수는 있으나 이는 조선업체로 보면 극히 작은 부분”이라면서 “문제는 언제쯤 조선 시황이 살아나느냐”라고 말했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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