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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싱클레어 CEO의 반격?…아직 2% 부족한 ‘바비왕국’ 마텔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ㆍ홍예지 인턴기자] 출시된 지 56년을 맞은 소녀 인형의 대명사 ‘바비(Barbie)’로 대변되는 마텔(Mattel)의 악전고투가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들의 관심이 전자완구, 태블릿 등으로 옮겨가고 레고, 디즈니 등 예상치 않았던 경쟁자들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쉽사리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4월부터 경영을 맡은 크리스토퍼 싱클레어의 공격적으로 바비에 새로운 정체성을 불어넣으려고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부활의 기미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텔은 지난 15일 3분기 수익이 2억2380만달러, 주당 66센트를 기록해 전년동기 3억3180만달러, 주당 97센트에 비해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 주당 80센트에 못 미친 것이다. 매출액도 17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역시 시장의 예상치 18억9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인형이 덜 팔려서다. 간판 상품인 바비인형의 판매량은 14%정도 줄었다. 8분기 연속 두자릿수 감소다. 겨울왕국의 엘사를 내세운 디즈니와 브랜드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레고 등의 공격에 시장을 계속 빼앗기면서다. 


크리스토퍼 싱클레어 마텔 CEO


지난 4월 새로 마텔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크리스토퍼 싱클레어의 공격적인 경영 불구하고 이번 분기 역시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싱 클레어는 완구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펩시의 경영진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1996년부터 마텔의 이사진으로 합류해 마텔을 관리해왔다. 싱클레어 회장은 마텔의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마텔이 오랜 부진을 깨고 드디어 ‘턴어라운드’에 진입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숫자로는 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초로 출시된 플랫슈즈를 신은 바비  [사진=마텔SNS]


싱클레어는 취임후 바비에 ‘새로운 정체성’을 불어넣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바비의 부진을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에서 찾았다. 지나치게 완벽함만을 강조하는 바비의 외형이 다양한 미의 기준을 제시해주려는 지금시대의 젊은 부모들에게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신 기술과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는 완구 업계의 트랜드에도 바비는 뒤졌다. 


내년초 출시될 예정인 슈퍼히어로걸 바비 컬렉션


그렇다면 싱클레어 회장의 야심찬 무기는 무엇일까. 우선 싱클레어 회장은 디즈니 영화 ‘엘사’ 공주의 성공에 주목했다. 엘사 공주의 성공엔 이전과 같이 수동적이고 얌전한 여성상이 아닌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에 반응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마텔은 DC코믹스와 손잡고 2016년 초 ‘슈퍼히어로 걸’ 시리즈를 내놓기로 했다. 배트걸과 슈퍼걸 등 슈퍼히어로 복장을 입힌 바비인형이다.

이와 유사한 이유로 올해 ‘바비 인 프린세스 파워’라는 제목으로 초능력을 지닌 바비가 범죄자를 소탕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는 “마텔이 회생을 위해 그야말로 ‘영웅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헬로바비' 연말 출시예정

또 싱클레어 회장은 디지털 흐름에 발맞춰 인공지능이 탑재된 ‘헬로바비(Hello Barbie)’를 고안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바비는 내장된 테이프에 녹음된 목소리로 “안녕”이라고 말하는 게 전부였다. 마텔은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바비에 처음으로 접목시켰다. 이제 바비 인형과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1월에 출시될 이 ‘헬로바비’에는 와이파이가 연결이 가능하며 가격은 75달러다. 내년 2월에는 구글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바비 헤드셋도 출시될 예정이다.
 
다인종 바비 [사진=마텔SNS]

싱클레어 회장은 조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지난 9월엔 최고재무경영자(CFO), 최고인사경영자(CHO) 등 4명의 경영진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는 “마텔의 혁신과 창의력 강화를 위해 이같은 인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러한 접근을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단은 공격적인 변화에 점수를 주려는 분위기기 많다. 이를 반영하듯,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와중에도 마텔의 주가는 지난 3분기 6.04% 정도 상승한 상황이다. 


다인종 바비 [사진=마텔SNS]

하지만 바비가 21세기에 걸맞은 분명한 정체성을 찾지 못하면 다시 과거의 영화를 찿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컨설턴트인 딘 크러치필드는 “바비는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으며 너무 많은 아이디어들로 정체성을 확대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im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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