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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IT기업들 ‘깜짝실적’에 세계부호 톱10 ‘지각변동’
-자라 창업주 오르테가, 한때 빌게이츠 꺾고 1위
-월마트 제친 아마존 CEO 베조프 美부자 3위 ‘껑충’
-페이스북 저커버그도 세계 부호 톱10 신규 진입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천예선ㆍ민상식 기자]글로벌 부호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자원개발, 유통 등 전통적 성향의 부호들이 뒷걸음질치는 사이 미국 IT(정보기술)업체를 중심으로 3분기 ‘깜짝실적’이 발표되면서 이들 업체 창업주들이 보유한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세계 부호 순위 변동이 컸다. 지난 23일 오전 한때는 세계 최고 갑부 빌 게이츠(60)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가 스페인 의류사업가 아만시오 오르테가(79) 인디텍스(자라 모기업) 회장에게 왕좌 자리를 내줬다. 또 온라인 쇼핑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51)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으며 한때 미국 부자 3위에 올랐다. 마크 저커버그(31) 페이스북 CEO도 IT강세에 힘입어 세계 부호 10위권에 첫 진입했다. 


월마트 꺾은 아마존 = 포브스 세계 부호 순위는 지난 3월과 이달을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베조스 아마존 CEO는 지난 3월 15위를 기록하며 톱10에 이름조차 없었지만 이달 호실적에 힘입어 세계 부호 5위를 꿰찼다. 그의 자산은 348억달러(39조4100억원)에서 반년 만에 528억달러(59조8000억원)로 뛰어올랐다.

아마존은 지난 22일 3분기 매출 254억달러, 순이익 7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23% 늘어난 것으로 시장예상치 249억달러를 상회했다. 이로써 아마존은 지난해 4억3700만달러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아마존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견인한 것은 아마존웹서비스 사업이다. 매출액이 21억달러로 작년 대비 78% 증가했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3%까지 급등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 주식 18%(8290만주)를 가지고 있는 베조스의 순자산 가치도 528억달러로 증가했다. 베조스는 에너지기업 코크인더스트리의 공동 소유주 데이비드와 찰스 코크 형제를 제치고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에 이어 미국 부자 3위 반열에 올랐다.


워런 버핏(왼쪽)과 제프 베조스 CEO

이처럼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은 약진했지만 오프라인 기반 월마트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월마트는 지난 14일 실적악화 전망으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10억달러 증발했다. 온라인 사업 강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지출 확대 관측이 투매를 부추겼다. 이날 월마트 주가는 10.04% 떨어지며 27년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덩달아 월마트 일가의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의 세자녀(짐ㆍ앨리스ㆍ롭)와 며느리 크리스티 월튼은 포브스 부호 순위 톱10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 3월 세계 부호 순위 8위와 9위였던 짐 월튼과 크리스티 월튼은 이번 달 각각 16위와 19위로 밀려났다. 자산은 짐 월튼이 406억달러에서 306억달러, 크리스티 월튼이 417억달러에서 280억달러로 주저앉았다.

이에 대해 USA투데이는 “아마존이 월마트의 런치를 먹어 치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MS(게이츠) 아성에 도전한 ZARA(오르테가) = 지난 23일 스페인에서는 세계 1위 부호에 오른 오르테가 소식에 들썩였다.

오르테가가 보유한 지주사인 인디텍스는 이날 주당 33.99달러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오르테가의 자산은 799억달러까지 불어나면서 세계 1위 부호 빌 게이츠(793억달러)를 제쳤다.

빌 게이츠(왼쪽)와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

미국 주요언론들은 이와 관련 “신발ㆍ의류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오르테가가 소프트웨어 제작을 해온 세계 최대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에 도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오르테가의 1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MS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한 탓이다. 빌 게이츠는 곧바로 1위를 탈환했고 오르테가는 785억달러로 2위로 물러났다.

오르테가는 패션브랜드 자라(ZARA)를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선구자로 키운 인물이다. 패스트패션이란 계절별 1번씩 신상품을 내놓는 업체들과 달리 1~2주 단위로 빠르게 상품을 기획ㆍ생산해 판매하는 의류업체를 말한다.

골드만삭스는 “자라의 패스트패션이 고객요구와 통했다”며 “자라는 소비자로부터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얻어 그 결과물이 향후 1년간 유행할 것으로 믿고 제품을 만든다”고 전했다.

인디텍스는 현재 90개국에 6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1100억달러로, 스페인 산탄데르은행과 통신회사 텔레포니카에 이은 스페인 3대 기업이다.

마크 저커버그 CEO

IT갑부, 富의 자기증식=올해 3분기 어닝시즌에는 IT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 22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3분기 매출이 187억달러, 순이익 3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MS도 매출 217억달러로 시장전망치(201억달러)를 웃돌았다.

깜짝 실적으로 알파벳은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9% 급등했다. 이날 구글의 공동 설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자산가치는 각각 14억6000만달러, 14억1000만달러 늘어났다.

이밖에 11월 4일 실적발표를 앞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23일 주가가 사상 최고치(102.19달러)로 치솟았다. 페이스북 주가가 100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가총액은 2879억달러에 달했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우선 전략이 실효를 거둔데다 사용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시장의 확대도 기대된다. 그간 저커버그가 펼쳐온 친중국 정책이 조만간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24일 중국 칭화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중국어로’ 강연하기도 했다.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고 중국 속담을 인용해 참석자들로부터 환호를 이끌어내는 등의 모습이 중국의 수뇌부들에게 깊은 인상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저커버그는 지난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시주석과 중국인 기업인들에게 다가가 중국어로 대화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마크 저커버그의 자산은 지난 3월 334억달러에서 이번달 447억달러로 100억달러 넘게 뛰었다. 포브스 자산 순위도 16위에서 7위로 9계단 상승했다. 


이 같은 미국계 IT업체의 독주에 대해 영국 컨설팅어베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15년 IT시장 규모는 1조1450억달러로 미국계 IT 빅5(애플, 알파벳, MS, 페이스북, 아마존)가 전세계 IT 시장의 2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들 5개 기업의 지난 23일 기준 시가총액은 애플 6790억달러(772조원), 알파벳 4890억달러(556조원), MS 4220억달러(480조원), 페이스북 2879억달러(327조원), 아마존 2800억달러(318조원)로 총합 2500조원에 달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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