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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기름보다 돈이 먼저 마른다
최근6개월간 79조원 채권발행
IMF “5년내 현금 바닥날 것”
유가 106弗은 돼야 손익분기점



저유가로 중동 최대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조차 현금이 5년 안에 바닥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 머무르면 사우디와 오만, 바레인 등 상당수 산유국들의 현금이 5년 이내에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저유가로 이들 지역에서 사라진 금액만 3600억달러(약 406조800억원)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그 동안 커진 씀씀이다. IMF는 사우디가 현재의 예산상황에 맞추려면 유가가 배럴당 106달러(약 12만원)는 돼야 한다고 추정했다.

그런데 단숨에 씀씀이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저축을 털어 쓰던지, 빚을 낼 수 밖에 없다. 사우디는 올해 초 미국 채권 등을 팔아 약 40억 달러(약 4조5120억원)를 마련했다. 지난 6개월 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약 700억 달러(약 79조원)의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빚을 낸 것이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올 사우디의 회계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0%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우디의 현금보유액은 7000억 달러(약 789조6000억원)로 여전히 상당히 높은 편 이지만 수입보다 지출이 월등히 많아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사우디는 일단 중요도가 떨어지는 분야를 시작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방침이다. 다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회복지나 군 관련 예산은 손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 지지도에 영향을 미쳐 자칫 2011년 ‘아랍의 봄’이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산유국들과 같은 배를 탄 정유회사들의 현금도 바짝 말라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로열더치셸, 브리티시페트럴리엄(BP), 엑손모빌. 셰브론 등 글로벌 에너지 ‘빅(Big) 4’가 올 상반기에만 200억 달러의 현금이 순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비용절감을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저유가로 수익이 악화됐지만, 주주들의 아우성을 우려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불안을 우려해 ‘곳간’이 비어가는 줄 알면서도 씀씀이를 줄이지 못하는 산유국들과 꼭 닮았다.

증권사에서는 이들이 3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현재의 현금창출 능력으로는 지금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유사들의 경영난이 지속되면 화학은 물론 건설ㆍ중공업 등의 연쇄적인 피해도 불가피해진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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