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766년(혜공왕 2년)에 제작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지권인(智拳印) 비로자나불상이다. 지권인이란 가슴 앞에 세운 왼손 검지의 첫 마디를 오른손으로 감싸 쥔 손 모양을 말한다. 이는 이(理)와 지(智), 중생과 부처, 미혹함과 깨달음이 원래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지권인을 취하고 있는 비로자나불 형식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를 9세기 중엽으로 보았다. 하지만 이 불상의 발견으로 이미 8세기 중엽에 지권인을 하고 장엄이 없는 여래형(如來形)의 비로자나불이 성립됐음을 알 수 있게 됐다.
앞서 불상의 가운데 받침돌 안에서 발견된 납석사리호(곱돌로 만든 항아리)는 1986년 국보 제233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납석사리호를 봉안했던 석불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고려 십육나한도’, ‘고려 오백나한도’, ‘신묘삼월 문무과전시방목’,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재조본 유가사지론 권20’ 등 6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