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 연구 (상)/윤내현 지음/만권당 |
저자는 고조선의 시련과 한국사의 왜곡을 우리 민족의 시련에서 찾는다.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고조선은 한민족의 의식에 깊이 자리했으나 천자를 중심으로 한 유가의 세계질서를 받아들이면서 고조선에 대한 의식이 약해져 끝내 부정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일제에선 고조선은 물론 기자 조선까지 부인함으로써 한국고대사 말살이 이뤄졌다. 고조선에 대한 혼란은 사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제국으로 과대포장하는가 하면 단군조선을 부인하고 기자조선을 고조선으로 부르기도 한다. 단군조선과 위만조선, 한사군을 합쳐 고조선이라고 부르는 학자도 있다. 저자에 따르면, 단군조선만이 고조선이다. 저자는 고조선의 건국을 ‘삼국유사’와 ‘제왕운기’ 기록에 따라 서기전 24~23세기 무렵으로 제시한다. 한 국가가 2300여년 긴 기간 지속된데 대한 의문은 중국과 다른 한국적 특징으로 제시한다. 또 저자는 고조선, 위만조선, 한사군으로 이어지는 체계의 오류도 꼼꼼하게 짚었다. 위만조선이나 한사군은 한반도에 있지 않았고 고조선의 뒤를 잇지도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고조선의 서부 변경, 지금의 요서 지역에 위치했으며, 고조선이 이들에게 영토를 일부 뺏기기는 했지만 중심부가 붕괴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판은 ‘한국고대사신론’ 출간 이후 다른 학자들의 의견을 청취, 몇 가지 수정작업을 거쳐 펴낸 고조선 결정본이라 할 만하다. ‘고조선 연구’는 상하로 나뉘어 이번에 상 권이 먼저 나왔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