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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점 2R…기업들 아킬레스건은…
내달 시작 롯데·SK·신세계·두산 대결
롯데, 독과점 문제·경영권 분쟁 악재
SK, 워커힐점 영업실적 부진 우려
신세계 소공동과 겹치는 상권 걸림돌
두산, 면세점 경험 전무 부담 작용



‘지키느냐, 빼앗느냐.’

시내면세점 대전 2라운드 막이 올랐다. ‘지키려는’ 롯데와 SK, ‘빼앗으려는’ SK와 신세계 그리고 두산간 치열한 쟁탈전이 시작됐다. 이번에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등 서울에서만 3곳이다.


이번 면세점 가을대전 대진표도 나왔다. 소공점을 놓고 롯데, 신세계와 두산이, 워커힐점에서는 SK, 신세계와 두산이 경합을 벌인다. 최고의 격전지로 꼽히는 곳은 바로 월드타워점이다. 이곳은 롯데와 신세계, 두산, SK가 모두 모였다.

다음달초 3곳의 운명이 갈린 면세점 대결. 기업들마다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전략을 내놓고 있지만 그들에게도 아킬레스 건이 있다.


면세점 최강자 롯데는 약점이 없어 보였다. 롯데는 기존에 ‘인색하다’는 이미지를 ‘상생’에 매진하면서 상쇄시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와 ‘상생 2020’을 발표하면서 사회공헌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35년간 한국의 면세점 시장을 지켜온 롯데로서는 ‘독과점’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다 ‘국내 1위, 세계 3위’를 자랑하던 면세사업은 롯데 오너 일가의 진흙탕 싸움으로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는 “독과점 문제나 특혜 문제만 나왔을때도 롯데와 SK의 면세점 수성이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보였는데,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반(反)롯데 정서가 다시 일면서 회의적 시선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서울 신규 면세점 확보에서 실패했지만,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면세점 사수와 공세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최 회장은 면세점을 그룹의 3대 신성장 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기존 워커힐점 이외에 동대문 케레스타를 입지로 택하면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SK네트웍스 기존 워커힐점의 영업실적을 약점으로 꼽는다. 전체 매출액이 2700억원에 불과해 월드타워점 보다 낮았다. 지난해 순수 매장면적 기준 평당 매출액이 2억2890만원이고 매장 뿐만 아니라 창고, 공연장 등을 포함한 전체 매장 면적 기준으로는 1억8870만원이다. 주변 대형상권 부재도 거론된다. 롯데 소공점의 명동 상권처럼 대형 상권이 존재하지 않아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워커힐면세점은 호텔과 카지노가 연계된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리조트로 차별성과 23년간 운영해 온 노하우를 강점으로 꼽는다.

재수생(?) 신세계의 도전도 눈길을 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말 시내면세점 입찰전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자필 서명을 담은 인사말을 서두에 썼다. “면세사업을 잘할 수 있는 신세계그룹이 선택돼 관광산업에 이바지하고 ‘사업보국(事業報國)’ 하도록 해달라”는 배수진성 글이다. 신세계 안팎에선 신규면세점 입성 실패 당시 약점으로 꼽혔던 부분도 보완해 이번에야말로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 매장 규모는 배로 늘렸고 물류센터와 주차문제를 해결했으며 상생 및 사회공헌 부분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신세계 본점 명품관을 면세점으로 바꾸면 관광버스로 인한 명동 교통난이 악화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여기에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상권이 겹친다는 점도 극복해야할 과제로 거론된다.

두산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유통업과 인연을 끊었던 터라 면세점 경험이 전무하다. 사업권을 따내도 면세점 운영에 필수적인 보세관리 역량이나 브랜드 유치력 등이 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입찰 참여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물류센터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또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두산그룹 계열사에 대한 회사채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하향조정한 것도 부담이 될 수 잇다. 하지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폭넓은 정관계 인맥과 후보지인 동대문의 입지가 우수해 ‘다크호스’인 것은 분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 면세점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한국 면세점업계도 글로벌경쟁을 위해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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