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리얼푸드] 달걀, 대체 어떤게 좋은거야?
무항생제·유정란·방사란 등 종류·가격 천차만별
소비자 ‘친환경 인증제’ 민감
사육환경 좋은 닭이 좋은달걀 생산



계란은 웬만한 가정에서는 비상식량과 같은 존재다.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 간단하게 계란후라이를 해도 되고, 계란말이, 계란찜, 계란국 등도 뚝딱 금세 만들어낼 수도 있다. 냉장고에 아예 계란 전용칸이 따로 있는 것처럼 계란은 우리 식생활에 빠질 수 없는 식품이 된 지 오래다. 계란이 떨어지지 않게 장을 볼 때 미리미리 챙기는 것도 우리의 일상이다.

그런데 계란을 사려고 보면 막상 고르는 것이 쉽지 않다. 무항생제, 유정란, 방사란, 동물복지 등 계란마다 이름도 제각각이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저마다 좋은 계란이라고 하는데,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계란 무항생제 인증 따지는 소비자

계란이 건강한지 알아보려면 계란을 낳는 닭이 어떤 환경에서 길러지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먼저다.

닭 사육은 케이지(Cage)와 평사, 방목 사육 등으로 구분된다. 케이지 사육은 0.05㎡ 공간의 철창에 평생 갇혀사는 것인데, 이는 A4용지의 5분의4 정도에 불과한 좁디좁은 공간이다. 평사사육은 평지에서 사육하는 방식으로 케이지 사육보다 닭 1마리당 공간이 두배 정도 되지만, 이 역시 빽빽한 축사 안에서 키워지는 것이다. 방목 사육은 말 그대로 낮 시간 내내 자유롭게 풀어놓고 키우는 것으로 가장 이상적이다. 


우리가 주로 먹는 계란은 케이지 속 닭이 낳은 계란이다. 닭 사육 환경이 이렇다 보니 조금이라도 건강한 계란을 먹기 위해 따지는 것이 축산물 인증이다. 축산물 인증은 해썹(HACCP)ㆍ무항생제ㆍ동물복지ㆍ유기 등의 순으로 친환경 수준이 높은 것이다. 물론 윗단계로 갈수록 가격도 비싸진다.

요즘 계란을 구매할 때 무항생제 인증 정도는 확인하고 고르는 이들이 많은데, 무항생제 인증 축산물은 항생제 관리를 강화한 것으로 항생제, 합성항균제, 호르몬제가 포함되지 않은 무항생제 사료를 먹여서 키운 것을 말한다. 또 유정란이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유정란은 공장형 축사에 암탉과 수탉을 같이 넣어 사육했다는 것일 뿐 무정란과 과학적으로 성분의 차이는 없다.

그러나 최대한 인증을 살펴보고 구매하더라도 일반 계란을 무항생제 계란으로 속여 팔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있고, 업체들이 방사란이라고 광고하는 것도 100%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란을 구매할 때는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녹색당,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등 3개 단체는 실제로는 배터리 케이지 안에서 닭을 감금 사육하면서 제품 포장에는 닭들이 초원에서 뛰노는 모습을 사용하거나 ‘방사 유정란’ 등의 문구를 쓰는 등 허위ㆍ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며 식품 대기업과 대형마트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기도 했다.


건강하지 못한 계란은 아웃(OUT)!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닭이 낳은 계란이 우리 몸에도 좋을 리 없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건강한 계란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축산물의 대량사육은 저렴한 가격으로 단백질을 공급케 했지만, 가축의 저항력 감소로 항생제 남용을 불러왔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 운동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가축을 키우는 것은 동물복지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우리 건강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에 방사란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한 글로벌 식품업체들도 늘고 있다. 계란은 개인이 따로 구매하기도 하지만 많은 식품의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닭의 사육환경을 바꾸려면 기업들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이달 1일(현지시간) 향후 5년 내에 자연방사(Cage-free) 계란만 사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2008년 자연방사란을 첫 사용한 스타벅스는 방사란 사용량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 또한 미국과 캐나다 매장에서 양계장 달걀 사용을 중단하고 자연방사 달걀만을 쓰겠다고 발표했고, 버거킹도 이미 2017년까지 방사란만 사용하겠다고 했다.

방사란 사용 확대를 가로막는 것은 역시 비용이다. 미국 양계협회 발표에 따르면 자연방사시 양계장 한곳 당 사육 비용은 약 36% 증가한다. 현재 양계업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거대기업들의 변화에 양계업도 큰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방사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우리가 많이 먹는 무항생제 인증도 항생제에만 적용된 기준일 뿐 케이지 사육 환경은 별다를 바 없다. 이에 동물복지농장과 직거래로 계란을 구매하거나, 생협 등을 통해 건강한 방사란을 찾는 소비자들이 날로 늘어나는 등 변화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2012년 0.7%에 불과했던 친환경 축산물(유기ㆍ동물복지) 공급비중을 2017년까지 5%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