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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꽃보다 지구?…타임랩스로 보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기사에 담을 사진이나 영상을 찾다 보면 표면적이거나 단순한 미적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경외감이나 편안함이 느껴지는 자료들이 있습니다. 장엄한 지구가 선명하게 담긴 사진이나 별빛이 반짝이는 우주가 끝없이 펼쳐지는 영상, 마치 한 폭의 추상화 같은 지구의 사진이 그렇지요. 그런 자료와 마주할 때면 기자는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컴퓨터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게 됩니다. 작은 물줄기까지 품는 큰 강물의 마음가짐으로 세상과 마주할 수 있었던 순간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 타임랩스 기법으로 촬영한 영상보기(◀여기를 클릭하세요)

하얀 구름 사이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지구를 눈부시게 만듭니다. 커튼처럼 드리워져 있는 녹색의 오로라, 교교한 달빛 아래 쏟아지는 밤 도시의 빛, 보랏빛 천둥 뒤 낯색이 파래지는 흰 구름…. 지상에서 350㎞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입니다. ISS에 있는 우주비행사들이 특수 제작한 니콘 D3S 저광 카메라로 지난 2011년 8월부터 석 달간 촬영한 클립 영상들을 이어 만든 비디오입니다. (HD 전체 화면으로 보세요)

ISS의 궤도 움직임과 땅과 바다의 모양을 참고하면 위치가 어딘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2분 24초와 44초의 선은 이집트의 나일 강이고, 3분 45초 정도에 보이는 긴 오렌지색 선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입니다. 햇빛과 같은 백색광이 무지개처럼 여러 빛깔로 나뉜 스펙트럼이 대기 중에 떠있고 그 아래로 드넓게 펼쳐진 흑갈색 땅 아프리카도 보입니다. 연한 민트색, 짙은 초록색…. 푸른 바다도 자세히 보면 푸르지만도 않습니다. 

(*) ISS 내부 영상보기(◀여기를 클릭하세요)


ISS의 궤도 연구실을 소개하는 영상의 주인공은 194일 만에 다시 지구로 돌아온 미국 여성우주인 수니타 윌리엄스. 2012년 ISS에서 32/33회차 임무를 수행한 그녀는 ISS의 선장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윌리엄스를 비롯해 호시데 아키히코, 유리 말렌첸코 팀이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가는 날 찍은 것인데요.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 벽을 따라 여러 종류의 배관들이 정신없이 튀어나와 있고 한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인 침실도 보입니다. 통로와 통로가 맞닿은 지점에는 위치와 방향을 알려주는 표시도 있네요. 영상을 촬영한 이른바 카메라맨은 34회차 선장인 케빈 포드입니다.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열심히 하면 정말 그렇게 됩니다.” 윌리엄스는 영화 ‘탑 건’을 보고 제트기 조종사를 동경했던 스무 살 때의 꿈을 우주라는 더 큰 공간에서 이뤘습니다. 그녀는 우주 체류 기간 동안 ISS 밖으로 나와 무려 총 29시간 17분 동안 우주를 유영해 당시 여성 최장 우주 체류 기록을 세우기도 했고요.

윌리엄스의 우주 체류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녀는 오는 2017년 스페이스X가 제작한 첫 번째 ‘우주 택시’에 탑승하는 네 명의 비행사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거든요.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영웅을 외면하지 않았던 그녀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네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더 높은 곳을 향한 꿈을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다며 그리운 듯이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ISS 실시간 촬영 영상보기(◀여기를 클릭하세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금 이 순간 ISS에서 내려다보는 지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만 가능하면 모바일 기기나 PC 등으로 손쉽게 푸른 지구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이죠. ISS의 현재 위치를 알고 싶다면 ISS 위치추척 사이트(http://iss.stormway.ru/index2.html)에 접속하면 됩니다. 지구의 들숨과 날숨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장관을 마주하며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움을 대하면서 얻게 되는 감동을 삶의 에너지로 바꾸는 회로를 갖는 건 살아가는 데 중요한 힘일 테니까요.

현재 ISS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 페이스북 [바람난과학] 페이지에 오시면, 더 많은 우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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