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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인이 사랑한 와인](8)정명훈의 ‘부샤 페레 피스(Bouchard Pere & Fils)’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마에스트로 정명훈은 미식가이자 직접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3년에는 ‘Dinner for 8’ 이라는 요리책을 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평소 그는 와인을 상당히 즐기는 편이며, 아내 역시 와인에 대한 미각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아들 역시 와인을 좋아해 뉴욕에서 와인 테이스팅 스쿨을 다녔다.

와인에 대한 정명훈의 애정은 그의 말 곳곳에서도 묻어 난다. 독일 음악은 ‘묵직한 맥주’로, 프랑스 음악은 ‘음미하면서 마시는 와인’으로 설명했다. 그는 2013년 첫 피아노 솔로앨범 ‘정명훈, 피아노’ 발매를 기념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피아노를 설명할 때 ‘스타인웨이는 보르도 와인, 뵈젠도르퍼는 부르고뉴 와인’으로 표현했다. 스타인웨이는 독일인이 만든 미국의 수제 피아노 브랜드로 세계적인 명연주자들의 피아노로 알려져 있으며, 뵈젠도르퍼는 오스트리아의 명기로 세계 3대 피아노 중 하나이다. 


지난 2004년 9월 그가 음악을 맡았던 오페라 ‘카르멘’의 VIP리셉션에는 프랑스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와인 ‘부샤 페레 피스’가 등장했다. ‘부샤 페레 피스’는 정명훈 씨가 워낙 즐겨 마신다고 알려진 와인 브랜드이다. 당시 공연된 오페라 카르멘은 정명훈의 지휘로 프랑스 오랑주 오페라 페스티벌위원회와 한국의 국립오페라단, 일본 오페라진흥회가 공동 제작하는 무대였다. 오랑주 오페라 페스티벌은 지난 1869년부터 시작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축제다. 

‘부샤 페레 피스’는 프랑스 오페라단과 협의를 맺어 ‘카르멘’ 세계 투어 공연시 모든 리셉션에는 이 와인이 사용됐다. 당시 선보인 와인은 레드 와인 ‘부샤 페레 피스 빈 드 랑팡 제쥐(Bouchard Père & Fils Vigne de L‘Enfant Jésus)’와 화이트 와인 ‘부샤 페레 피스 뫼르소 1등급 쥬느브리에르(Bouchard Père & Fils Meursault 1er Cru Genevrieres)’ 였다. 부샤 페레 피스에서 특별히 마에스트로 정명훈을 위해 고른 와인이었다.


‘부샤 페레 피스 빈 드 랑팡 제쥐’는 1791년 와이너리가 약 4헥타르(ha)의 1등급 포도밭 ‘본 프리미에 크뤼 레 그레베’(Beaune 1er cru Les Grèves)를 전부 사들여 만든 와인이다. 이 포도밭은 자갈이 많아 ‘자갈’이라는 뜻의 ‘Les Grèves(레 그레베)’로 불렸다. 그러다가 17세기 소유주였던 카르멜파 수도회가 불임이었던 앤 여왕에게 “루이 14세를 출산할 것이다”고 한 예언이 적중하면서 이 밭의 이름을 ‘아기 예수’라는 뜻의 ‘L’Enfant Jésus(랑팡 제쥐)’로 새롭게 바꾸었다.

피노 누아 100%로 만드는 이 와인은 질감이 마치 아기의 피부와 같이 매우 곱고 매끈해 한번 마셔보면 ‘아기 예수의 와인’이란 이름이 얼마나 잘 지어진 것인지 바로 느낄 수 있다. 또한 향신료의 뉘앙스가 세련된 풍미를 더하므로 닭이나 오리를 활용한 요리에 잘 어울린다.

화이트 와인 ‘부샤 페레 피스 뫼르소 1등급 쥬느브리에르’는 그랑 크뤼 등급이 없는 뫼르소(Meursault) 마을에서 그랑 크뤼에 필적하는 특급으로 인정받는 와인이다. 밭과 와인의 이름에 있는 ’쥬느브리에르(Genevrieres)’는 ‘노간주나무’(juniper)라는 뜻이다. 이 곳에 노간주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이 와인은 뫼르소 지역 와인 특유의 섬세하고 개성적인 오크 향이 느껴지며, 풍성하지만 무거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생동감 넘치는 맛이 특징이다. 빈티지 특성에 따라 프렌치 오크에서 약 10~12개월의 숙성을 거치고 뉴 오크 배럴 사용 비율은 최대 15%를 사용한다.


▶‘부샤 뻬레 피스 와이너리’는 어떤 곳?

1731년 직물사업을 하던 미셸 부샤(Michel Bouchard)와 그의 아들에 의해 설립된 ‘부샤 뻬레 피스’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양조장이다. 부르봉(Bourbon)공국이 이 지역을 장악했던 당시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성(城)을 가지고 있는 와인의 명문가이다.

1789년 시작된 프랑스 대혁명 시기와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포도밭을 사들였고 소유권을 늘려 오늘날 부르고뉴의 핵심인 꼬뜨 도르(Côte d‘Or) 지역에만 무려 130ha의 밭을 소유한 부르고뉴의 최대 지주가 됐다. 이 가운데 그랑 크뤼(특등급) 밭이 12ha, 프리미에 크뤼(1등급) 밭이 74ha에 달한다.

이 와인 하우스는 부르고뉴의 중심지인 본(Beaune)에 위치하며,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여러 와인을 독점 생산하고 있다. 부르고뉴 전체 지역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 위로는 샤블리로부터 아래로는 보졸레 지역까지 이른바 그랑 부르고뉴(Grand Bourgogne) 전체 지역에서 다양한 와인을 자신의 상표로 생산하고 있다. 또 1998년에는 샤블리 와인 만을 전문으로 생산해온 샤블리 스페셜리스트인 윌리엄 페브르(William Fevre)사를 인수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부르고뉴 최고의 와이너리로 발돋움하고 있다. 


찰떡궁합 음식은 ‘로스트 치킨’과 ‘소렐소스를 곁들인 연어 스테이크’

레드 품종의 와인은 기본적으로 어떠한 육류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피노 누아는 예외다. 부드럽고 섬세한 피노누아의 특징은 묵직한 느낌을 주는 소고기, 돼지고기 와는 최고의 맛을 보여줄 수가 없다. 가장 잘 어울리는 식재료는 닭이다.

세련된 향신료의 느낌을 가진 ‘부샤 뻬레 피스 빈 드 랑팡 제쥐’는 로스트 치킨과 매우 잘 어울린다. 로스트 치킨은 닭을 통째로 오븐의 열에서 익히는 요리이다. 깨끗이 손질한 닭 표면에 버터나 오일을 바른다. 올리브 오일을 발라도 좋고 피노누아와 좋은 매칭을 보이는 트러플(송로버섯) 향을 가진 오일을 사용해도 좋다. 단, 트러플 오일은 조금만 사용해도 향이 매우 강하므로 적당량을 써야 한다. 그런 뒤 오일을 바른 닭과 양파, 당근, 감자, 샐러리 등의 채소를 예열된 오븐에 넣고 200도에서 약 40분간 익히면 된다. 풍만하게 느껴지는 향과 오랜 시간 익혀진 닭의 질감이 부드럽고 섬세한 피노누아의 특징과 만나 세련된 느낌을 준다.

‘부샤 페레 피스 뫼르소 1등급 쥬느브리에르’는 화이트 품종인 샤도네이가 100%로 만든 와인으로, 오크향이 있으면서 특유의 신선함과 생동감을 가진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의 특성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이러한 와인은 생선류 요리가 가장 좋다. 특히 프랑스 와인인 만큼 가장 좋은 매칭을 보여주는 것은 프랑스 요리다. 와이너리에서는 정통 프랑스식 요리인 ‘소렐 소스를 곁들인 연어 스테이크’를 와인의 마리아주로 추천한다.

‘소렐’은 우리의 시금치와 비슷하게 생긴 채소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사용된 소렐은 프랑스에서는 버터, 닭이나 생선육수, 크림과 함께 넣어 소스의 재료로 사용한다. 이 소스를 팬에서 구워진 연어 스테이크와 함께 먹으면 소스와 연어의 부드러움과 와인이 가진 생동감이 풍부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연어의 기름진 느낌은 적당한 산도를 가진 와인이 잡아줘 발란스를 맞춰 준다.

[사진=나라셀라

부샤 페레 피스 빈 드 랑팡 제쥐(Bouchard Père & Fils Vigne de L’Enfant Jésus)


○원산지 : 본(Beaune), 꼬뜨드본(Cote de Beaune) - 프랑스
○종류 : 레드 와인
○등급 : 1등급(Premier Cru)
○포도품종 : 피노 누아(Pinot Noir) 100%
○BODY : Medium to Full-Body
○적정 음용온도 : 15~17℃ 

[사진=나라셀라


부샤 페레 뫼르소 1등급 ‘쥬느브리에르’(Bouchard Père & Fils Meursault 1er Cru ‘Genevrieres’)

○원산지 : 뫼르소 1등급 (Meursault 1er Cru) AOC - 프랑스
○종류 : 화이트 와인
○등급 : 1등급(Premier Cru)
○품종 : 샤도네이(Chardonnay) 100%
○BODY : Medium-Body
○적정 음용 온도 : 10~12 ℃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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