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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산부, 천식 치료 꺼려 병 키운다
-임신 중 천식 진료, 일반 환자의 62%…입원은 1.6배↑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면서 발작적으로 심한 기침과 함께 숨쉬기가 곤란해지는 천식은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임신 중에는 천식의 중증도가 자주 변하기 때문에 몸상태를 보다 세밀하게 관찰하고 약제를 달리 하는 등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김태범 교수가 임신한 천식 환자에게 천식 약제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최근 국내 연구팀의 한 연구 결과 임산부들이 상대적으로 천식 치료를 기피하다 입원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 평소 천식 관리의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사진>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천식 환자 6만4000여명의 의료서비스 이용패턴을 분석한 결과, 임산부가 천식으로 진료 받는 비율은 임신을 하지 않은 일반 천식 환자들의 62%에 불과했으나 오히려 천식 증상 악화로 입원은 약 1.6배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산부가 한번 이상 천식으로 진료를 받은 비율은 21.7%, 비임신 환자는 34.9%로 임산부가 천식으로 진료 받는 비율이 비임신 환자들의 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진료 일수 역시 임신한 천식 환자들의 경우 2.91일, 비임신 환자는 3.68일로 임산부들의 병원 방문 횟수가 더 적었다.

반면 천식으로 인해 입원한 비율은 임신한 환자의 경우 1.3%, 비임신 환자의 경우 0.8%로 임신한 천식 환자의 입원율이 약 1.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임신 중 천식 증세가 악화돼 집중적인 천식 치료를 받았더라도 조산ㆍ임신중독증ㆍ임신성 당뇨 등의 지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천식 치료가 임산부와 태아에게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천식 치료가 임산부와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천식 증상이 악화돼 치료 단계를 높인 임산부 500여 명과 치료 수준에 변화가 없었던 1만여 명의 조산,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등의 발생률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천식 증상이 급격히 악화된 환자들은 3배 이상 진료를 더 받고, 흡입 또는 전신 스테로이드제를 2배 이상 처방받는 등 강도 높은 천식 치료를 받았지만 천식 치료 수준을 높이지 않은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임신 성적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조산,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등의 임신 성적 지표는 임산부와 태아의 안전을 직ㆍ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치로, 양 그룹 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천식 치료가 임산부와 태아에게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교수는 “임신 중 약물 복용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누구보다도 더 세심한 관리를 받아야 할 임산부들이 천식 치료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천식은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인데, 임신 중에는 천식의 중증도가 변할 수 있으므로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는 전문의 지도하에 꾸준히 천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인용지수(impact factor) 11.476의 알레르기 분야 최고 저널인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인터넷판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알레르기 천식 면역학회(AAAAI)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되는 등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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