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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보수 정권 10년만에 교체 ‘눈 앞’…경제 부진이 표심 좌우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캐나다가 19일(현지시간) 치른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10년만에 물러날 것으로 확실시된다.
야당인 자유당이 초반 개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10시 현재(캐나다 동부시간) 227개 투표소에서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129개소(55.4%)에서 자유당이 앞서고 있다. 앞서 복수의 사전 여론조사에서도 자유당이 1위를 기록, 이변이 없는 한 자유당 승리가 예상된다.

▷'진보의 아이콘' 40대 야당 대표 =보수 집권당의 스티븐 하퍼 총리의 4선 연임 도전을 막은 이는 저스틴 트뤼도(43) 자유당 대표다. 43세인 트뤼도는 역대 두번째최연소 총리 자리를 예약했다. 그는 캐나다의 ‘케네디 가문’으로 불리는 정치 명망가 트뤼도 집안 출신이다. 부친이 캐나다 현대 정치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다.
잘생긴 외모, 청바지에 재킷의 캐주얼한 옷차림에 트뤼도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팬층을 몰고 다녔다. ‘트뤼도 마니아’(1960년~70년대 트뤼도의 열광적인 팬을 가리키는 조어)란 별명을 들은 부친으로부터 카리스마를 물려받았다는 평가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고등학교 교사, 번지점프 코치, 라디오 진행자 등 여러 직업을 거쳤다. 학위도 여러개다. 문학과 교육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공학과 지리학 학사 과정 중이다. 그는 2008년 자유당에 입당했으며, 하퍼 총리를 밀어낼 주자로 물망에 오르며 2013년 당 대표로 선출됐다.
간혹 경솔한 언사로 물의도 빚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두고, 러시아 하키팀이 올림픽에서 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으로부터 “총리감이 아니다”란 평가를 들었다.
하퍼 총리는 선거 유세 중 종종 트뤼도는 “준비 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때로 성을 빼고 ‘저스틴’이란 이름만 불러서 미숙함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경제 상황은 차기 정권에서도 큰 차이 없을 것 =이번 선거에서 최대 화두는 ‘경제 살리기’였다. 하퍼 총리의 재임 10년 기간에 대한 국민의 염증은 최근 경제 부진이 더해져 심화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상황이 총선 이후 차기 정권이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거 승리자가 누가되든, 중앙은행이 경제 현실을 펼쳐보이면 승리의 기쁨은 빨리 사라질 것”이라며 성장 모멘텀이 없는 캐나다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북미 산유국 캐나다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된 저유가와 올 여름 중국경제 둔화 영향의 직격타를 맞았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 1, 2분기에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2008~9년 금융위기 처음으로 경제 규모가 줄어들었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원자재 수출은 타격을 입었다. 연 0.5%의 초저금리에 토론토와 밴쿠버 등 주요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은 거품이 늘었다. 도이체뱅크에 따르면 캐나다 주택가격은 60%대로 고평가돼 있다. 가계 부채는 가처분 소득 대비 165%로 역대 최고다.
캐나다 중앙은행장 스티븐 폴로즈 총재는 이달 초 가계 부채가 “경제에서 주요 취약점”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금리 인하와 통화 약세 덕에 최근 경제지표는 호전 중이다. 하지만 에너지 부문의 변동성이 변수로 남아있고, 실업률은 여전히 오름새다. 유가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캐나다 경제는 저성장과 원자재 의존도가 큰 불균형한 산업 구조라는 고질적 문제를 안고 있다.
노무라증권 FX리서치의 찰스 생-아르노 애널리스트는 “경제 성장에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수분기 동안 경제가 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신흥국 시장은 캐나다달러 추가 하락을 염두해 캐나다 채권을 내다팔고 있다.
21일로 예정된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선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캐나다는 올 1, 7월에 두차례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새 정권이 들어서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캐나다 달러 가치가 올라 금리 인하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캐나다 경제 전망은 연말까지 2~3개월간 기업들의 내년도 자본 지출 계획이 발표돼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사진 - 저스틴 트뤼도 자유당 대표가 아내, 아들과 함께 19일 캐나다 총선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CBC

사진 - C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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