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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와 자녀 교감 OECD 꼴찌’…엄마들 “당연한 결과” vs 아빠들 ”억울해요“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마다 남편은 피곤하다고 나중에 읽어준다고 해요. 이렇게 어릴 때가 아니면 읽어주고 싶어도 읽어줄 수가 없는데, 답답할 따름이죠”

한국 아빠들이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이 하루 6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나자 대다수 엄마들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육아 ‘독박’을 쓰고 있는 여성들이 상당수인데 ‘당연한 결과’ 아니겠냐”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육아가 부모 공동의 몫이라는 인식 개선과 더불어 사회 전반적으로 아빠가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육아휴직 중인 두 아이 엄마 김모(33ㆍ여) 씨는 최근 남편과 자녀 육아문제로 크게 다퉜다.

김 씨는 “애들 좀 봐달라고 하면 평일은 일 때문에 힘들어하고, 주말엔 쉬어야 한다며 마지못해 10분 정도 놀아준다”며, “그러면서 큰 애가 아빠보다 엄마가 더 좋다는 말에 서운해하는 남편의 태도를 보면 황당할 지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게티이미지]

또 다른 주부 김모(34ㆍ여) 씨도 “아이랑 놀이터에 가서 놀아달라 부탁하면, 아이는 혼자 걷고만 있고 남편은 그걸 지켜만 보고 있다”면서, “단순히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어달라는 게 아니라 집에 있는 동안 애들과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달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고 섭섭해했다.

실제 OECD가 최근 발간한 ‘2015 삶의 질(How’s life? 2015)’ 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국 아빠들이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은 OECD 평균인 47분에 턱없이 못 미치는 6분이다.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 등이 3분, 신체적으로 돌봐주는 시간이 3분이었다.

결국 한 달에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3시간, 1년으로 치면 하루하고 12시간을 지내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아이가 성인이 되는 20세까지 아빠와 아이가 보내는 시간은 30일에 불과하다.

자녀들이 성인이 돼 아버지를 데면데면하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욱이 워킹맘들이 늘어남에 따라 엄마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마저 줄어들며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부모와 보내는 시간은 1시간이 채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OECD는 “아이들이 부모와 보내는 시간, 특히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아이들의 신체적 혹은 정서적 발달을 형성해 나가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이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아빠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박모(36) 씨는 “나를 비롯해 또래 아빠들을 보면 주말에 어떻게든 애들 손 붙잡고 놀아주려는 남성들이 많다”며, “나도 밤마다 30분씩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빠들의 육아휴직도 증가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8월 육아휴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남성육아휴직자 수는 306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204명)보다 3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육아휴직자 5만8090명 가운데 5.3%에 불과한 실정이라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적잖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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