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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식→외식→식품제조’ 경쟁전선 넓히는 신세계푸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급식과 식자재유통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신세계푸드가 외식에 이어 PB(Private Brand) 및 가정간편식(HMRㆍHome Meal Replacement) 등 식품 제조 쪽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종합식품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급식ㆍ식자재유통에 한정됐던 기존 경쟁업체들의 범주를 넘어서 새로운 경쟁사업자들과의 한판 승부도 불가피하게 됐다.

신세계푸드는 이달 들어서만 2개 식품기업을 인수하고 공장을 증축하는 등 식품 제조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일 이마트에 냉동만두를 납품해 온 춘천 소재 만두생산업체인 세린식품 지분 100%를 인수한 데 이어, 8일에는 음료 프랜차이즈 회사인 스무디킹코리아를 사들였다. 또 지난 8월에는 연간 700억~800억원 규모의 간편식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식품가공센터를 충북 음성에 짓기도 했다. 
<사진설명>신세계푸드가 급식ㆍ식자재유통에서 외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식품제조부문까지 발을 뻗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급식장(맨위)과 신세계푸드의 한식 뷔페 ‘올반’ 매장, 신세계의 PB 상품 ‘피코크’.

당초 신세계푸드는 샌드위치, 삼각김밥, 도시락 등 편의점에 납품하는 식품을 만드는 것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식품 제조업을 운영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최웅조 신세계푸드 부장은 “세린식품은 기존에 신세계가 보유하지 못했던 냉동만두 제조 노하우와 설비를 확보함으로써 관련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인수했고, 스무디킹은 프랜차이즈 사업보다는 음료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음료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가 이처럼 식품 제조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식생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장은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급식보다는 외식 시장이 성장하고, 소득 수준이 3만달러를 넘어서면 HMR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10년 전부터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왔다”고 했다.

실제 신세계푸드의 단체 급식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2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198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반면 외식사업부문은 대폭 성장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 한해 매출보다 1.5배 가량 높아졌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5%에서 39.5%로 커졌다. 이는 베이커리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SVN을 합병한 영향도 있지만, 한식 뷔페 ‘올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 푸드코트 ‘그래머시홀’ 등을 지난해 출점하며 외식업체가 270여개로 늘어난 것도 배경이 됐다. 여기서 몇년이 더 지난다면 식품 제조 부문이 전체 매출을 견인, 지난해 기준 6521억원인 매출을 2023년에는 5조원으로까지 키우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는 신세계푸드의 이같은 변화가 그룹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동력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저마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력하는 가운데, 식품은 그러한 콘텐츠의 핵심 영역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제는 물건을 사러 백화점에 간 김에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기 위해 간 김에 물건을 사는 시대로 바뀌었다”며 “신세계푸드의 콘텐츠가 신세계백화점ㆍ이마트ㆍ위드미 등 유통채널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자신의 SNS에 자사 식품 관련 글을 올리며 홍보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업의 중심 축이 외식ㆍ식품제조로 이동하면서 경쟁 상대도 바뀌고 있다. 종전에는 삼성 웰스토리,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 급식ㆍ식자재유통사들이 주경쟁사였다면, 이제는 식품업계 전반이 경쟁사가 된 것이다. 특히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롯데나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식품 계열사와의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주목된다. 실제 롯데푸드는 HMR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고, 현대그린푸드 역시 아직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가 복합쇼핑몰 형태로 매장의 크기를 경쟁적으로 넓히면서 내부를 채울 콘텐츠를 자체 역량으로 만들어내는 문제는 식품 분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며 “PB상품 강화로 제조업을 잠식하고 들어오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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