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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연금 수준 세계 ‘꼴찌’...세계3위 국민연금 ‘덩치’ 무색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대한민국의 연금체계가 전세계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금체계의 핵심인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가 세계 3위라지만, 덩치만 클 뿐 내실이 없는 ‘속 빈 강정’인 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19일 ‘멜버른-머서 글로벌팬션 인덱스’ 2015년 순위를 공개했다. 공식발표 전이라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25개국 가운데 24위였다. 인도 덕분에 간신히 꼴찌는 면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에도 인도(43.5점)에 불과 0.1점 앞서 24위를 기록했었다. 2013년에는 23위로 인도네시아보다 한계단 높았지만, 그마저도 지키지 못했다. 종합점수도 2012년 44.7점, 2013년 43.8점, 지난 해 43.6점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국가별로는 덴마크와 네덜란드, 호주가 1~3위를 기록했다. 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상위를 차지한 가운데 칠레 8위를 기록해 신흥국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았다. 20위권 아래로는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한국, 인도의 순이었다.

머서(Mercer)와 호주금융연구센터(ACFS)가 공동으로 조사하는 이 인덱스는 연금지급액의 적정성(adquacy), 연금의 지속성(sustainablity), 민간연금의 완성도(integrity) 등 세 가지 큰 틀에서 40여 가지 세부항목을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민간연금의 완성도와 연금의 적정성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민간연금은 체계가 허약하고, 공적연금은 지급액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연금의 지속성은 중위권이었지만, 연금 자체의 건전성보다는 국가 재정이 비교적 탄탄한 덕분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25개국의 은퇴 후 평균기간은 2009년 16.6년에서 올해 18.4년으로 늘었다. 머서 등은 2035년에는 이 기간이 19.2년까지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연금의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머서의 데이비드 녹스 사장은 역시 “정부가 나이든 사람들이 일자리에 남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 연금부문 알만 로이 연구위원은 “정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4위인 스웨덴은 55~64세 경제활동인구의 77%가 일자리를 갖고 있다. 반면 15위인 폴란드에서는 이 수치가 40%에 불과했다.

녹스 사장은 “대부분의 민간정부들이 빈곤층과 병약자들에게도 연금혜택을 제공하겠지만, 젊은 층들은 자신들이 은퇴했을 때까지 과연 이런 공적연금이 존재할 수 있을 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소개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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