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피카소 700억 그림 1+1 ‘득템’한 美억만장자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ㆍ홍예지 인턴기자] 대형마트의 인기상품 가운데 하나가 속칭 말하는 ‘1+1‘ 상품이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공짜로 얻게 된다는 생각이 사람으로 하여금 소비하게 자극한다.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슈퍼리치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뭔가 거저 손에 들어오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게다가 그 ‘플러스 원’이 700억원짜리 그림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영화같은 이야기지만 현실이다. 행운의 주인공은 미국 억만장자 빌 코크(Bill Koch) ‘옥스보 카본(Oxbow Carbon)’ 회장이다.

그는 30여년간 소유하던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라 고메즈(La Gommeuse·The night club singer)’ 의 캔버스 뒤에 숨겨진 또다른 작품을 발견하는 행운을 얻었다. 지난 2000년 고흐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관리하던 한 보존전문가가 우연히 ‘라 고메즈’ 캔버스 안감 뒤에 숨겨진 ‘페레 마나슈’를 발견했다. 

(좌)‘라 고메즈‘ 1901,파블로 피카소 (우)’페레 마나슈‘ 파블로 피카소 [사진=텔레그라프]

발견된 그림은 피카소가 불과 19세 시절에 그린 그야말로 보기드문 작품으로 친구인 ‘페레 마나슈(Pere Manach)’의 누드를 희화화해 그린 인물화다. 그림이 발견되자 빌 코크는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그는 이 작품을 플로리다 주 팜 비치에 있는 맨션에 걸어두고 나홀로 감상을 즐겼다고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그림이 경매에 나오면서다. 두 작품은 올 11월 나란히 소더비(Sotheby) 경매에 나온다.. 소더비의 예상 낙찰가는 각각 6000만 달러(약 700억원). 코크는 1984년 소더비 경매에서 약 25억원을 주고 ‘라 고메즈’를 낙찰받았다. 푼돈(?) 25억을 들여 1400억원 돈방석에 앉게 되는 셈이다. 부호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미술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를 짐작 할 만한 대목이다.

이와함께 두 그림의 히스토리도 공개됐다. 피카소는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막 건너왔을 당시 외로웠던 자신에게 힘이 되준 친구 마나슈에게 ‘페레 마나슈’를 그려 선물로 줬다. 하지만 어린나이의 가난한 예술가였던 피카소는 캔버스를 구매할 돈이 없어 결국 그림을 돌려받았다. 1901년 피카소는 이 캔버스 뒷편에 ‘라 고메즈’를 그렸다.

‘라 고메즈’는 피카소가 1901년에서 1904년 사이 펼친 ‘청색시대’의 초기 작품이다. ‘청색시대’ 작품들은 화풍의 명칭 그대로 인디고와 코발트 블루를 주요 색으로 사용해 그림 전체에 푸른빛이 돈다. 이 색들은 차가운 분위기를 내는데, 피카소가 겪었던 지독한 가난과 우울하고 고독했던 심정이 투영됐다. 

’수련‘ 모네 [사진=텔레그라프]

코크는 이 두 작품과 함께 클라우드 모네(Clause Monet)의 1908년 작 “수련(NympheasㆍWater Lilies)도 경매에 내놨다. 소더비의 예상 낙찰가는 최소 3000만 달러(약 350억원)다. 미술품 수집광인 그는 모네, 르누아르, 달리, 모딜리아니 등의 당대의 명작들을 수집해 여느 미술관 못잖은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 작품들을 내놓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돈이 없어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걸어둘 데가 없어서 인 듯 하다. 지난해 크리스티 경매에 한꺼번에 무려 65개의 그림을 출품하며서 그는 “대부분의 미술품 컬렉터들은 충동적인데 내 경우도 그렇다. 너무 많이 샀다. 이 모든 것을 수용할 공간이 넉넉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빌 코크는 횡재가 필요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정유, 천연가스 생산ㆍ재활용 회사인 ’옥스보 카본(Oxbow Carbon)’을 경영하며 2조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슈퍼리치다. 자기자신을 ‘캔자스 출신 촌뜨기’라 부르지만 사실 그는 석유회사를 경영하던 부모님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물려받은 ‘금수저’다. 덕분에 형제들도 모두 억만장자다. 그의 형제인 ’코크 인더스트리스(Koch Industries)‘의 공동 대표 찰스 코크(Charles Koch·79)와 데이비드 코크(David Koch·75)는 각각 410억 달러(약 50조)로 포브스가 발표한 ‘2015년 미국 400대 부호’ 5·6위에 나란히 올라있다.

imn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