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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포브스 ‘세계 부호 리스트’엔 안 나오는 세계의 ‘숨은 부호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ㆍ김현일 기자]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매년 ‘세계 빌리어네어 리스트’를 발표한다. 이 명단은 전 세계 슈퍼리치들의 ‘서열’을 따질 수 있는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하지만 막대한 돈을 갖고 있어도 명단에서 제외된 거물들이 있다. 단적인 예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왕자 만수르(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다. 그는 2009년 포브스 순위에서 104위에 랭크됐지만 이후 리스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포브스가 개인 자산이 정확하지 않은 왕족들은 아예 평가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조세회피처나 비밀계좌에 자산을 숨겨두고 있는 부호들, 지하세계의 권력자들도 포브스 리스트에선 볼 수 없다.

다음에 소개하는 인물은 포브스엔 안 나오지만 추정 자산이 빌리어네어에 버금가는 이들이다. 대통령부터 마약왕까지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들이 포함돼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1. ‘21세기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ㆍ러시아)
그를 단순히 러시아 최고 권력자로만 생각해선 오산이다. ‘차르(황제)’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엄청난 부도 손에 쥐고 있다.

올 2월, CNN머니는 과거 러시아 내 외국인 투자자 중 최고의 ‘큰손’으로 꼽혔던 빌 브라우더(Bill Browder) 에르미타주 캐피탈 매니지먼트 CEO를 스튜디오로 초대해 푸틴을 집중분석했다. 이 자리에서 빌 브라우더 CEO는 푸틴의 개인 자산이 2000억달러(한화 약 226조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이는 현재 포브스가 세계 1위로 평가하는 빌 게이츠의 자산(776억달러)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브라우더 CEO는 푸틴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은닉한 막대한 자금이 스위스 은행계좌와 주식, 부동산 등 곳곳에 분산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때 푸틴 지지자였지만 러시아 정부가 ‘국가안보에 위협적인 존재’라며 돌연 그의 입국을 막자 ‘푸틴 저격수’로 변신했다.

이전에도 러시아 내 반정부 인사였던 보리스 넴초프(Boris Nemtsov)가 “푸틴이 비행기 58대, 요트 4척, 24채의 집을 갖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렇게 푸틴과 대립각을 이루던 넴초프는 올 2월 크렘린궁 인근에서 괴한이 쏜 총을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김정은

2. ‘김氏 왕조 3세’ 김정은(북한)
북한의 김정은 역시 빠질 수 없다. 그는 아버지 김정일 사망 이후 최고 통치자 자리와 함께 선대의 막대한 자산까지 자동으로 승계받았다. 그 누구의 간섭도 없이 수십년째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만큼 김씨 일가가 취득한 자산도 상당할 것이란 추측이 이어져왔다.

현재 우리 정보당국은 김씨 일가가 스위스 비밀계좌에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6년 미 일간지 워싱턴타임스(WT)도 크리스토퍼 힐 국무차관보가 서울 강연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계속 불참할 경우 스위스은행에 개설된 김정일 위원장의 40억달러 계좌를 조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사회의 폐쇄적인 특성상 파악되지 않은 비자금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

3.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Joaquin “El Chapo” Guzmanㆍ멕시코)
올 7월, 교도소 지하 땅굴로 탈옥 후 행방이 묘연한 멕시코 마약왕 구스만도 상당한 액수의 ‘검은 돈’을 갖고 있다.

시날로아 카르텔(Sinaloa cartel)이란 거대 마약 밀매조직의 수장인 그는 사실 2009년 포브스 갑부 명단에 잠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포브스는 “구스만은 매달 약 2000만달러(약 230억원), 시날로아 카르텔은 매년 약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씩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명단에서 빠졌다. 본인과 가족들의 신변보호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미국으로 밀반입되는 마약의 90%가 모두 그의 소행으로 추정될 만큼 여전히 억대의 검은 돈이 구스만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의 영화같은 탈옥의 배후에도 구스만의 뇌물을 받은 멕시코 정부 고위직 인사들이 있다고 미국은 의심하고 있다.

폴 카가메

4. ‘반군출신 대통령’ 폴 카가메(Paul kagameㆍ르완다)
르완다 투치족의 반군대장에서 제6대 대통령에 오른 폴 카가메는 올해로 15년째 집권 중이다. 그동안 내전으로 얼룩졌던 르완다 사회를 바꾸고, 경제발전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민간투자회사를 통해 르완다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르완다 기업인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09년 설립한 투자회사 크리스탈 벤처스는 그 자산만 5억달러(약 5700억원)로 평가되는 우량기업이다. 현재 서류상으로는 카가메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 소유로 돼 있으나 사실상 카가메 대통령 본인이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탈 벤처스는 각종 인프라와 부동산, 모바일 사업 등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UN은 콩고민주공화국의 광물 자원을 탈취한 범죄에 카가메 대통령의 회사가 연루돼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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