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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의 온기 그립거든 ‘音樂살롱’ 이곳…
1만원만 내면 커피·음악감상 등 체험 ‘스트라디움’·유럽 살롱 본뜬 일산 ‘클라라하우스’…고음질 음향시설에 각종 공연·강의 랜드마크로
1만원만 내면 커피·음악감상 등 체험 ‘스트라디움’·유럽 살롱 본뜬 일산 ‘클라라하우스’
고음질 음향시설에 각종 공연·강의 랜드마크로



거창한 콘서트홀이 아니어도, 퇴근길 혹은 가족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음악만 듣고 싶을 때 찾아갈 수 있는 ‘음악다방’들이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이같은 음악다방들은 개인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고품질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어 미세한 진동에서 오는 감동까지 전해준다. 클래식, 가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술관 큐레이터처럼 음악의 홍수 속에서 가이드 역할도 해준다.


▶루시드폴, 장범준도 다녀간 스트라디움=16일 정식 개관한 스트라디움은 아이리버가 운영하는 음악 체험 공간이다. 커피값이 포함된 입장료(1만원)를 내면 자유롭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리움, 블루스퀘어,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등이 모여있는 이태원로에 위치한 4층짜리 건물이다. 영화 ‘건축학개론’ 속 주인공 집을 설계한 구승회 소장이 설계했다.

지하1층 음악감상실은 마치 개인서재처럼 꾸며져있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이나 ‘비올 때 듣기 좋은 음악’과 같이 뮤직큐레이터들이 골라주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음대나 밴드 출신 등으로 구성된 뮤직큐레이터들은 과거 레코드가게 주인아저씨처럼 들을 만한 노래들을 추천해준다.

지상 2~3층은 스튜디오 겸 공연장이다. 스튜디오는 비틀스의 녹음 스튜디오 등으로 유명한 일본 건축가 샘 도요시마가 설계했다. 루시드폴, 버스커버스커 출신 장범준이 다녀가는 등 정식개관 전부터 국내 뮤지션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녹음 스튜디오지만 80~120석 가량 의자를 놓고 소규모 콘서트도 열 수 있다. 벽에 있는 울림판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녹음을 할 때는 잔향이 필요없기 때문에 울림판을 열어놓는다. 그러면 안쪽에 있는 흡음판이 잔향을 없앤다. 반대로 콘서트를 할 때는 울림판을 닫아 잔향이 남게 한다.

오는 11월 7일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새음반 발매 쇼케이스가 이 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유명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모습이나 녹음하기 위해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셈이다.

지상 4층의 루프탑 라운지는 벽난로가 갖춰진 아늑한 실내와 미니 정원같은 야외으로 나눠진다. 바리스타가 폴바셋 원두로 내려주는 커피와 함께 남산타워 또는 강남 일대를 바라보며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스트라디움에 설치된 오디오, 스피커 등 음향 시설은 모두 아이리버의 고급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 제품이다.

이지영 스트라디움 디렉터는 “보통 CD에는 용량 한계로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음의 2배 수준 정보만 담겨있지만, 스트라디움에서는 초고음질 디렉트스트림디지털(DSD)을 통해 원음에 가깝게 들려준다”며 “이를 통해 미세한 진동까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라하우스에서 열린 안숙선 명창 공연 [사진제공=클라라하우스]

▶유럽의 살롱을 본딴 클라라하우스=일산의 중심부 라페스타 인근에 위치한 클라라하우스는 언뜻 보면 평범한 카페같다. 하지만 내부에 수억원대 오디오 장비와 1만장이 넘는 CD, LP, 블루레이를 갖추고 있는 음악감상실이다. 오디오 동호회에서 청음을 하러 찾아올 정도다.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신청곡 혹은 클라라하우스가 선곡한 곡들을 들을 수 있다. 개인이 소장한 CD를 가져오면 틀어주기도 한다. 

클라라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제공=클라라하우스]

라디오방송 PD 출신이자 음악 칼럼니스트인 유혁준 대표가 지난해 대전에 클라라하우스 1호점에 이어 지난 6월 일산에 2호점을 냈다.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조만간 대구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클라라하우스에서는 유혁준 대표의 강의도 들을 수 있다. 흔한 클래식음악 강의처럼 오페라의 역사, 종류 등과 같은 딱딱한 내용이 아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와 슈베르트’ 등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 클래식음악부터 팝에 이르기까지 알기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슈베르트가 살롱에서 즐겨 연주했던 것처럼 유명 음악가들의 소규모 공연도 개최한다. 올해 명창 안숙선과 피아니스트 김태형 등이 공연했고, 오는 12월 14일에는 일산 클라라하우스에서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연주한다.

클라라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제공=클라라하우스]

공연이 열릴 때 음악감상실 내부는 50~70석 규모의 작은 콘서트홀로 변한다. 옆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 옴짝달싹 못하는 여타 공연장과 달리 편안한 의자에서 음악가들이 숨쉬는 소리까지 들으며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고음질 음향시설을 갖춘 음악다방들이 잇달아 문을 열고 있다. 스트라디움 외관.[사진제공=스트라디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고음질 음향시설을 갖춘 음악다방들이 잇달아 문을 열고 있다. 스트라디움 내부 모습. [사진제공=스트라디움]

정운희 클라라하우스 실장은 “청중들에게 명지휘자의 오케스트라 연주곡 뿐만아니라 계절에 맞는 양희은 음악 등 다채로운 음악을 추천해준다”며 “큰 공연장에 가지 않아도 고음질의 음악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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