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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더욱 악랄해져’…“생니 뽑고 펄펄끓는 기름통에 몸을”
[헤럴드경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날로 악랄한 방법으로 주민들을 살해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토박이’ 반정부 세력 탈레반 세력의 쇠퇴와 주둔 미군의 철수 일정이 다가오면서 급부상한 IS의 잔혹성이 도를 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S는 생이빨을 뽑고 폭탄 위에 강제로 앉히고 터트려 죽이거나 펄펄 끓는 기름이 가득찬 통에 손을 집어넣어 고통주기 등 잔혹한 방법으로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WP는 유엔 알카에다/탈레반감시팀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현재 IS는 아프간에서 계속 지지자들을 늘려가고 34개 주 가운데 25개 주에서 조직원들을 새로 충원하는 등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IS의 이런 세 확대는 조직원에 대해 매월 500달러(57만 원)를 급여로 지급하겠다는 ‘달콤한 유혹’과 선전기간이 지나면 점령지에서 불만을 느낀 주민들을 잔인한 고문을 통해 통제하는 강온전략 덕택이다.


그러나 IS 통치를 경험한 아프간 주민 다수는 잔혹성에 치를 떨면서 불만을 토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도 카불에서 동쪽으로 80㎞가량 떨어진 낭가하르주의 마흐만드 계곡 마을이다.

미군의 맹렬한 폭격 속에서도 탈레반과 치열한 교전 끝에 지난해 이곳을 점령한 IS는 정체를 감춘 채 처음 1년가량은 마을 주민들로부터 호감을 얻으려고 친구처럼 다정다감했다는 게 이탈 주민의 기억이다.

그러나 올여름부터 상황이 돌변했다. 이슬람교사원에서는 아프간 국민 대다수가 따르는 온건한 하나피 교리 대신 교조주의적인 와하비 교리를 채택했다는 안내문을 보고서는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IS의 잔혹성이 드러난 것은 지난 7월이었다. 쫓겨난 탈레반이 IS로 전향한 파키스탄 출신 조직원들의 거처를 급습해 다량의 무기를 발견한 직후 벌어진 교전 상황이었다. 교전 당일 마을을 차지한 IS는 흰색 바탕의 탈레반 깃발 대신 검은색 IS기를 달았다.

이 깃발을 보면서 주민들은 자신들이 IS 통치 아래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교전이 잠잠해지자 IS 전투원들은 확성기를 통해 자신들에게 총부리를 겨눈 탈레반 전투원들과 마을 주민에게 투항할 것을 권고하면서 투항하면 월 500달러의 재정 지원과 무기 등을 주겠다고 꼬드겼다. 이 유혹에 상당수가 IS로 넘어갔다.

어느 날에는 미군의 드론(무인기)이 대치 중인 탈레반과 IS를 공격해 IS 전투원 일부가 숨지고 나머지는 산으로 도피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IS는 이내 중화기로 무장해 마을로 돌아와 탈레반을 완전히 축출했다.

이후 검정 옷차림에 턱수염을 기른 IS 전투원들은 가가호호를 수색하면서 주민들에게 몇 시간 내에 마을을 떠날 것을 지시했다. 수색 과정에서 가축과 곡식을 압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십 개의 학교와 이슬람 강습원도 문을 닫게 했다. 또 마을로 통하는 전선과 휴대전화용 중계탑도 파괴했다.

IS 전투원들 가운데에는 체첸과 우즈베키스탄 출신도 들어 있었지만, 아랍인들은 보이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IS의 잔혹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탈레반 용의자로 지목된 주민이 사는 집을 방화했다. 일부 마을에서는 노인들과 주민들을 인질로 잡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산으로 끌려간 사람만 120명이 넘었다.

잔혹행위는 지난 8월에 정점을 이뤘다. 탈레반 지지자라는 혐의를 받은 주민 10명이 끌려나왔다. IS는 이들을 새로 판 구덩이 위에 꿇어앉혔다. 구덩이 흙 아래에는 폭약이 설치됐다. 이 처형 장면은 동영상으로 촬영됐으며, IS는 이를 홍보자료로 올렸다.

디 발라라는 다른 마을에서도 IS가 주민들의 공포를 통한 복종을 강요하기 위해 잔혹행위를 저질렀다. 미군에 공습 표적 좌표를 알려주었다는 혐의를 씌워 주민 다섯명을 시장에 끌어내 참수하고 나서 사체를 도로에 버렸다.

또 결혼하지 않은 딸을 둔 가정은 흰색 깃발을 내걸도록 했다. 반면 남편을 잃은 여성들은 붉은 깃발을 내걸어야 했다. 이런 여성들은 새로 충원된 IS 조직원들의 아내로 제공됐다.

주민들은 IS의 극단적인 잔혹행위 때문에 민심을 잃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IS의 지지가 줄어들어 결국 탈레반이 다시 점령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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