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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초 원자 크기 금속 틈에 빛 집속 성공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원자 크기인 0.1 나노미터(㎚) 너비와 밀리미터 수준의 길이를 가진 금속 틈을 제작하고 여기에 밀리미터 크기의 파장을 가진 빛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화학, 분자 전자소가, 광학 통신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 광학’ 보다 10배 작은 단위에서 연구가 이루어지는‘옹스트롬(Å : 1억분의 1㎝, 10분의 1㎚) 광학’이 기반을 마련하고 바이오화학, 분자 전자소가, 광학 통신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대 김대식 교수와 아주대 이상민 교수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가 물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지 9월 16일자 온라인판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표지로 실린 세계적인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빛이 투과할 수 있는 금속 틈을 기존 나노 수준의 10분의 1인 옹스트롬 수준까지 줄인 데 있다. 빛은 틈새를 통해서만 투과하므로 금속 틈은 파장보다 작은 구멍으로 인해 빛이 투과, 회절, 집속 하는 등의 현상을 관측하기에 유용한 구조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파장이 밀리미터인 테라헤르츠파 빔 크기에 맞게 1 나노미터 틈 배열구조를 만들어 테라헤르츠파가 틈 내부에 강하게 집속됨을 관측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평행하게 배열된 두 금속 필름 사이에 원자 크기인 0.1 나노미터 틈을 만들기 위해 이차원 물질인 그래핀(탄소 원자 한 겹으로 이루어진 이차원 물질

옹스트롬 크기의 금속 틈에 밀리미터 파장의 테라헤르츠파가 강하게 집속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눈문 그림.

)을 수직으로 세워 금속 틈 사이에 끼워 넣은 구조를 제작했다. 이 구조를 통해 그래핀과 금속 사이에 존재하는 0.1 나노미터의 틈은 빛을 집속할 수 있는 이론적으로 가장 작은 공간이다. 연구팀은 이 틈을 수 밀리미터로 길게 만들어서 테라헤르츠파를 강하게 집속하는데 성공했다. 테라헤르츠 파는 마이크로파와 원적외선 사이 100㎓~10㎔(파장 3㎜~30㎜) 대역의 전자파로, 파장이 길어서 집속이 잘되고 이를 통해 에너지 장벽을 낮춰 새로운 현상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미래부에 따르면 연구팀은 옹스트롬 크기의 금속 틈 내부에 테라헤르츠파를 강하게 집속함으로써 틈 사이에 전기장이 최대 17V/㎚까지 걸리는 것을 관측했고, 입사하는 테라헤르츠파의 세기가 증가할수록 전기장 집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강한 광학적 비선형성이 나타나는 새로운 양자역학적 현상을 관측했다. 양자역학은 원자, 분자, 소립자 등의 미시적 대상에 적용되는 역학으로, 거시적 현상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고전역학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물리학의 이론 체계를 이른다. 

서울대 김대식 교수

김대식 교수는 “테라헤르츠파를 파장보다 작은 구멍에 집속시키는 지난 10년 간의 노력을 통해서 틈의 크기를 밀리미터 수준에서 나노미터 수준까지 줄여왔고, 이번 연구를 통해서 원자 크기인 0.1 나노미터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빛을 파장보다 천만 배 작은 틈에 집속시킨 것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라고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원자 단위에서 강하게 일어나는 전자의 터널링 현상(전자가 자신이 가진 에너지 보다 높은 벽을 통과할 수 있는 양자 역학적 현상)을 빛을 통해 측정하는 등 양자 크기 수준에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원자 크기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옹스트롬 광학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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