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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서 추방 당한 중남미 이민자 본국 돌아가 살해ㆍ폭력 피해 당한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에서 추방된 중남미 이민자들이 본국에 돌아가 폭력과 살해를 당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미국 불법 이민자들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로 분류돼 추방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본국에서 살해 당한 세 온두라스인 남성의 사례를 확인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6세의 나이로 미국행을 택했다가 추방돼 본국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호세 마빈 마르티네즈도 그 중 하나다. 형제가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난 몇 달 뒤 마르티네즈는 고향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일을 하며 생계는 유지했지만 결국 추방 조치돼 온두라스로 돌아갔다.

[자료=www.businessinsider.com]

미국에 다녀 왔다는 이유로 지역에서 ‘블론디’라는 별명을 얻게 된 마르티네즈는 결국 추방된 지 4개월 뒤, 한 가게 밖에 앉아 있다가 총격을 받고 숨졌다.

앙겔 디아즈의 사례도 유사하다. 26세였던 디아즈의 아버지는 다른 아들 한 명이 온두라스 범죄 조직에 납치 돼 목숨을 잃기 직전까지 구타를 당하고 돌아오자 디아즈를 미국으로 보냈다. 그러나 결국 미국에서 경찰에 적발된 디아즈는 추방 수순을 밟았다.

온두라스로 돌아간 지 채 며칠 지나지 않아 디아즈는 버스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지역 범죄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후안 프란치스코 디아즈도 미국에서 추방된 지 4개월 후, 부모님의 거주지 근처에 있는 한 골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문가들의 세 청년의 비극적인 사례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지역 신문과 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추방된 뒤 지난해 2014년 1월 이래 엘 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에서 숨진 사람의 수가 83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살인 사건 발생률이 높고, 위험한 지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이민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추방하는 미국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유입 이민자 수가 많아지고 난 뒤 미국 당국이 제지 조치를 강화해 이민자들이 한층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우려도 많다.

인권 단체들은 감시와 순찰 강화로 멕시코 국경 지역을 통과해 미국으로 넘어가는 이민자의 수는 줄었지만 이러한 조치가 이민자들을 훨씬 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위험한 우회 경로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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