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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캣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을 고양이 집사라 칭한다. 때로 그 희생이 과도하기도 하지만 고양이라는 종족은 그걸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순수하고 진정한 사랑을, 그래서 위안과 생기를, 곧 뼛속까지 훈훈해지는 행복감을 준다.” ‘고양이 시인’으로 불리는 황인숙의 캣맘 수필 ‘우다다, 삼냥이’의 한 구절이다.

세상일이 대체로 그렇지만 고양이와 더불어 살기 역시 겪어봐야 이 느낌을 알 수 있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공격성이 강한 동물이다. 사냥본능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놀이감도 자신이 공격을 가했을 때 형체가 변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 길들여지지 않고 학습되지 않는 건 주인을 따르고 제법 심부름도 할 줄 아는 개와 크게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이게 전부는 아니다. 고양이의 애교는 개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슴팍까지 디뎌올라 쓰다듬어 달라고 머리를 내밀거나 입술에 살짝 키스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라니! 주인의 잠자리 아래 쪽에 둥글게 몸을 말고 잔다든지 앉은 머리 책상 옆에 꼭 붙어 만세를 부르며 자는 모습은 그야말로 세상 가장 평화로운 풍경 중 하나라 할 만하다. 

녀석은 밥 주고 똥 치워 주는 이를 엄마로 여기고 마냥 믿고 따른다. 길고양이를 챙기는 캣맘들이 저를 따르는 고양이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 기자는 고양이를 키우면서도 사실 아파트에서 길고양이가 지나가면 순간 긴장하고 놀란다. 그들에게 밥을 줘 봤다면 달랐을 것이다. 

경기도 한 아파트에서 캣맘이 돌에 맞아 죽는 일이 벌어졌다. 길고양이는 지자체들의 민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모로코, 터키, 그리스 등에선 고양이가 식당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시민들이 개의치 않는다. 고양이 천국으로 불리는 이들 정도는 아니더라도 더불어 살아가는 현명한 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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