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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디젤車 싫다” …친환경차 타는 슈퍼리치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윤현종 기자]“10년 안에 자동차 매연 악취가 레스토랑에서 담배 냄새가 사라진 것처럼 없어지길 바란다.” 

영국 10대 갑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는 가운데 브랜슨 회장의 발언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브랜슨 회장은 직접 바이오 연료 차량을 몰고, 회사내 전기차 사업부를 두는 등 친환경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슨 회장처럼 환경을 염려하는 이름바 ‘개념있는 부호들’도 적지 않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 IT(정보기술)업체 경영진들은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대거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테슬라 로드스터를 타는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美실리콘밸리 부호의 필수품 ‘친환경차’=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 구글의 경영진들은 친환경차 애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브스 400대 부자 순위 10위와 11위를 나란히 장식한 래리 페이지(42ㆍ순자산 340억달러)와 세르게이 브린(42ㆍ333억달러) 구글 공동 창업주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로드스터를 탄다. 
세계 최대 순수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로드스터.

테슬라 로드스터는 프리미엄급 순수 전기차다. 최고출력 288마력, 최대토크 370Nm로 4000cc 슈퍼카와 맞먹는 힘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3.7초만에 주파하고, 한번 충전에 최대 392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가격은 10만9000달러(1억2500만원).

페이지와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테슬라 로드스터로 갈아타기 전 도요타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몰았다. 하이브리드란 ‘잡종’ 혹은 ‘이종결합’이란 뜻으로, 전기모터와 휘발유 엔진을 결합시킨 차량을 말한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연비가 21km/ℓ로, 세계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차로 꼽힌다. 가격은 2만4000달러(2700만원). 구글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량 실험에도 프리우스가 사용됐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프리우스에 탑승한 구글 수뇌부 3인방. 앞줄 왼쪽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 뒷줄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구글의 에릭 슈미트(60) 회장 역시 프리우스를 탄다. 100억달러(11조44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슈미트의 애마치고 소박한 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59)는 포드의 하이브리드 ‘퓨전’을 몬다. 발머는 최근까지 1998년식 링컨 컨티넨탈을 타다가 친환경차로 갈아탔다. 퓨전은 3만5000달러(4000만원)선이다. 외신들은 “200억달러 자산가인 발머가 벤틀리나 페라리 같은 울트라 슈퍼카를 살 수 있지만, 매우 자랑스럽게 퓨전을 타고 다닌다”고 전했다.
포드 하이브리드차 퓨전 앞에 선 스티브 발머(왼쪽) 마이크로소프트 전 CEO.

숀 파커(36) 파일공유 서비스 냅스터 공동 창업자이자 실시간 영상 공유 사이트 에어타임의 창업주도 10만달러(1억1700만원)짜리 테슬라 ‘모델S’의 소유자다.

英 갑부들, 그린카에 꽂히다=괴짜 억만장자로 유명한 영국 버진그룹 창업주 리처드 브랜슨(65)은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로 운행되는 ‘사브 9-5 바이오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연료(Bio Fuel)이란 사탕수수나 목재 등 식물자원에서 뽑아낸 연료를 말한다. 바이오 연료만으로는 사용하지 못하고 휘발유 첨가제로 쓰인다.

사브 9-5 바이오 파워 옆에 선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스웨덴 태생 자동차 제조업체 사브의 ‘9-5 바이오 파워’는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 85% 섞은 E85를 연료로 사용한다. 저탄소 연료인 바이오에탄올은 사탕수수, 밀, 옥수수, 감자 등 주로 녹말작물을 발효시켜 만든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 엔진의 20% 수준이다.

외신들은 “브랜슨 회장이 ‘사브 9-5 바이오 파워’를 타면서 평상시 견지해온 지구온난화와 싸우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브랜슨 회장은 최근 “회사에 전기차 업무 전담팀이 있다”며 “버진그룹은 우주에서처럼 전기차 사업에서도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브랜슨 회장이 창립한 버진그룹은 미디어, 항공, 통신은 물론 우주여행 사업도 벌이고 있다. 브랜슨 회장의 자산은 50억달러(약 6조원)로 추정된다. 
영국 친환경 기업 에코트리시티 전기충전소에 주차된 닛산 전기차 리프.

아울러 영국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 에코트리시티(Ecotricity) 창업주 데일 빈스는 닛산의 순수전기차 리프를 몬다. 리프는 전기차 부문 세계 판매 1위 차량으로, 지난 8월까지 18만5000대가 팔렸다. 리프 1대는 10그루의 나무를 심는 이산화탄소 절감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000만파운드(1580억원) 자산을 보유한 데일 빈스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영국 컨퍼런스리그(5부) 소속 풋볼클럽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에도 ‘그린혁명’을 전파하고 있다. 선수 유니폼을 전부 녹색으로 맞추고 숙소와 운동시설도 친환경적으로 설계했다. 일부 스태프들에게는 원정을 떠날 때 전기차를 제공하기도 한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에코트리시티의 창업주 데일 빈스.

한편 일각에서는 세계적인 부호들이 친환경차를 선호하는 것은 회사 이미지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은 도요타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를 아카데미 시상식에 몰고 와 환경을 염려하는 선진적인 스타로 이미지 관리를 했다”며 “억만장자들이 그린카를 보유하는 것은 환경보호 차원이기도 하지만 사업과 연관된 마케팅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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