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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한국사 국정화] 박 대통령 발언에서 국정화 발표까지 ‘2년’
-교학사 파동으로 진보-보수간 갈등 본격화…작년부터 공론화 야당·학계 등 반발…2017년 시행까지 진통 예상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 전환 문제는 학계, 정치권 등의 진보와 보수 진영간 첨예하게 맞서는 ‘뜨거운 감자’였다.

국정화 필요성이 거론된 후 결정되기까지 2년여의 적지 않은 논란의 과정을 거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4개월이 지난 2013년 6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교육현장에서 진실이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검정체제에 대한 문제 의식을 밝힌 신호탄이었다.

석 달이 지난 2013년 9월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근현대사 연구교실’이라는 의원모임을 꾸리고, 같은해 12월까지 모두 10차례 보수 성향의 학자들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김 의원은 “우리는 기존 역사교과서의 오류와 왜곡 실태를 파악하는 등 역사문제를 공론화해 건전한 역사논쟁에 불을 붙였다”고 자평했다.

앞서 2013년 8월30일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심의위원회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모두 합격 판정을 내리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교학사 교과서가 친일ㆍ독재를 미화하고 사실관계 오류가 많다며 반발했다.

진통 끝에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은 0%대에 그쳤고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 진영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2013년 12월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검정 단계에서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교과서 검정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발표했다.

2014년 1월 당정협의 후에는 국정 전환을 포함해 근본적인 교과서 체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같은해 2월에 교육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론화를 통해 국정체제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전교조 등 시민사회단체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국정 교과서가 획일적 교육을 강요한다며 반발했다.

교육부는 2014년 하반기 황우여 장관 취임 이후 재차 공론화 작업에 나섰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해 8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역사는 국가가 책임지고 한가지로 가르쳐야 한다”며 국정화 시사 발언을 했다.

8~9월 동안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에 관해 두 차례 토론회가, 10월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여론조사도 진행됐다.

오랫동안 숨을 고르던 국정화 작업이 재점화된 것은 올해 8월 들어서다.

김무성 대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현재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황우여 부총리도 “필요하면 국정화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화답했다.

이어 9월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교육부는 검정강화와 국정 전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겠다고 보고하며 여론을 살폈다.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자 새누리당과 교육부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국정화 분위기 조성에 속도를 냈다. 김무성 대표 등 여당 인사들은 현행 검정교과서의 ‘좌편향성’을 집중 거론하며 지지 여론을 결집시켰다.

결국 12일 교육부의 발표로 정부와 여당은 지난 2년여 노력의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을 비롯한 학계, 교육계,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대 속에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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