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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라이커, 그래플러의 MMA 대응’ 이색 격투기대회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20전 경력의 킥복서 왕꺾규 선수. 요즘 대세인 종합격투기(MMA) 데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덜컥 겁부터 난다. 레슬러들의 코뿔소같은 태클, 주지떼로들의 마법같은 서브미션기술을 뚫고 장기인 킥과 펀치를 맘껏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호기롭게 MMA로 전향한 킥복싱 선배들이 장기도 발휘 못하며 연전연패하는 상황을 목도한 뒤 이런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왕꺾규 선수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이런 상황은 엄연한 현실이다. 레슬러는 레슬러대로, 주지떼로는 주지떼로대로 매한가지 고민을 한다. 그라운드로 끌고 가기만 하면 자신 있는데 그 전에 스트라이커에게 두들겨 맞는 상황에 대한 고충이 있다. 이 때문에 정상급 단일 무술종목 선수들조차 MMA 진출 뒤 본래 장기도 발휘 못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졸전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MMA 전향이나 대응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을 위해 대안을 모색해 보는 이색 아마추어 격투기 대회가 마련된다. 오는 11월 1일 열리는 ‘K.U.M.A.F. 격투무도교류제전’(이하 K.U.격무제)이다.

20여 년간 각종 무술 및 격투기를 직간접적으로 수련하며 자신만의 통합 수련 원리 체계를 수립해 전파하고 있는 종합무술인 김기태(39) 하누맛스쿨 대표사범)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회다.

김기태 사범은 K-1과 판크라스 해설위원을 비롯해 스피릿MC, 코마GP, K-1, 아마추어 판크라스, 아마추어 슈토, 워독 등 국내외 격투기 대회 심판 및 운영진을 역임하며 국내 격투기 계통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한국형 여성호신술 ASAP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그 경험을 모두 살려 기존의 무술 격투기 종목들이나 경기에서 간과했던 부분들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것이 이번 대회를 여는 취지다.

만약 복싱이나 레슬링 같은 개별 무술종목에 매진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아무리 MMA가 발달한 세상이라도 주먹쓰기나 집어던지기 같은 기술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복싱은 테이크 다운이 없는 룰에서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주먹을 쓰는 법을 극한까지 발달시킬 수 있으며, 레슬링은 타격이 없는 룰에서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테이크다운을 하는 법을 극한까지 발달시킬 수 있었던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러한 기반 하에 MMA는 각 개별 무술에서 극한까지 발달한 기법들을 종합하여 융합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각 개별 무술은 MMA의 입장에선 일종의 수원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K.U.M.A.F. 격투무도교류제전’ 대회 포스터
‘K.U.M.A.F.의 지난 해 무도행사 장면



그런 의미에서 태권도 경기도 발차기만으로 다투는 방식의 극한을 연구하는 가치가 있고, 씨름도 몸통만 잡은 채 펼치는 테이크다운의 극한을 연구하는 가치가 있는 셈이다.

이번 K.U.격무제에서는 이와 같은 단일 종목들과 MMA 같은 통합 종목 사이를 연결짓는 영역, 혹은 기존 맨손 격투기 경기가 보여주지 못했던 영역을 다양한 방법으로 경기화할 예정이다.

먼저 맨손 격투 경기는 입식 타격 중심으로 메치기도 가능한 원중거리 격투, 맞잡은 상태에서 메치기뿐 아니라 입식관절기 및 타격도 가능한 초근거리 격투, 포지션과 서브미션이 중심이지만 타격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는 그라운드 파이팅을 지향하는 타ㆍ투ㆍ극 3개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각 영역마다의 경기는 물론 세 가지 룰을 차례로 거치게 하는 3종 룰과 MMA에 가까운 총합 룰까지 총 5개 부문으로 치러지는데, 모든 부문에서 도복과 보호구를 착용하여 옷을 이용한 기술도 쓸 수 있다.

또한 나이프 파이팅 디펜스(칼을 든 상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를 더욱 호신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모의호신전투’ 부문 실험 경기는 K.U.격무제의 실험정신을 가장 잘 반영한 특색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단체에 따라 각각 다른 경기 방식을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통무예 택견을 소속 단체에 관계없이 즐기면서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택견교류 부문의 실험 경기도 준비돼 있다.

K.U.격무제 제1회 대회는 오는 11월 1일 동대문구민체육센터 3층 유도장에서 열린다. 대회에 대한 자세한 요강 및 출전 안내는 하누맛스쿨 블로그(http://blog.naver.com/ryuwoon/220500024314)와 페이스북 ‘K.U.M.A.F.’ 그룹 페이지(https://www.facebook.com/groups/KUMAF/)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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