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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 관광’ 전락한 동남아 어학연수…코피노 친부 90%는 20대
- 50대 사업가에서 20대 어학연수생까지 직업군ㆍ나이 다양…‘어글리 코리안’ 민낯


[헤럴드경제=양대근ㆍ강승연 기자]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Kopino) 친부의 상당수가 20대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필리핀 주요 도시의 한인회에 따르면 코피노 친부 중 20대 어학연수생이 무려 9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서 30대 직장인은 8%, 기타는 2%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의 수는 최대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10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필리핀을 찾고 있어 코피노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수십여건으로 알려진 코피노들의 친부 찾기 소송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사진=헤럴드DB]

이들 가운데 심지어 10대 후반 남학생도 있었다.

이는 필리핀이 미국ㆍ캐나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해 어학연수생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계적 관광지인 세부의 경우 연평균 4000여명, 최고 7000여명의 한국 어학연수생들이 현지 어학원에 다니고 있다. 이들 남학생 중 일부는 현지에서 아파트를 얻어 현지 동거녀와 함께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기성세대의 추태를 나이 어린 유학생들이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코피노에게) 지급해야 하는 양육비 판결 기준을 높이고 혼혈 아동의 한국 국적 취득을 쉽게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코피노는 단순히 혼혈 2세라는 의미를 넘어 한국인들의 부끄러운 성(性)의식과 무책임 속에서 방치되고 고통받는 아이들을 상징하는 용어로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코피노 가족들의 양육비 소송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어글리 코리안’의 민낯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55세의 유부남 사업가 A씨는 2010년 9월 필리핀 출장에서 현지 노래방 도우미 B씨를 알게 됐다.

A씨는 매력적인 B씨의 환심을 사기 위해 TV와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을 선물하며 출장 때마다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2012년 B씨는 둘 사이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고, A씨는 아기 백일잔치에 직접 참석하는 등 B씨 가족들과 친분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A씨의 ‘이중생활’은 한국 가족에게 들통이 나면서 마침표가 찍혔다.

외도 사실로 가정 불화가 심해지자 A씨는 B씨와 연락을 끊고 생활비 송금 계좌도 닫아버렸다. 결국 B씨는 A씨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친자 확인 및 양육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아이는 A씨의 친자가 맞으며 A씨는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B씨에게 매월 양육비를 30만원씩 지급하라”고 지난 6월 판결했다.

또다른 40대 한국인 C씨의 경우에도 1995년부터 2001년까지 필리핀 여성 D씨과 동거하면서 두 아들을 낳았다.

현지에서 혼인신고도 했지만 C씨는 이듬해 한국으로 홀로 귀국해 현지와의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당시 해외 혼인신고를 했을 경우 한국에서는 큰 법적효력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하지만 연락두절 13년 만에 D씨 측이 C씨를 찾아내 친자 확인과 양육비 소송을 걸었고, 법원의 결정으로 D씨와 두 아이들은 성년이 될 때까지 매달 양육비 50만원을 지급받게 됐다.

필리핀 여성이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오히려 현지 청부업자를 고용해 “소송을 그만두라”고 협박한 비정한 남성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업자들이 여성의 집에 찾아가 여권을 빼앗는 등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교민들의 중재로 다행히 큰 충돌 없이 사건이 마무리 된 것으로 전해졌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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