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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환율전쟁 끝나지 않았다…일본 추가양적완화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글로벌 환율전쟁의 전운이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이 환율전쟁에 뛰어든 가운데 일본도 빠르면 이달말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환율전쟁은 2008년말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경기침체에 직면한 미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한 속도로 인하, 사실상 제로 수준(0~0.25%)으로 낮추고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본격화했다. 이미 20년 장기침체를 겪어온 일본이 금리를 제로로 낮추고 양적완화를 진행하던 상태에서 미국의 금리인하와 이에 따른 달러화의 평가절하는 글로벌 환율전쟁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됐다.


여기에다 올해초 유럽연합(EU)이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환율전쟁은 더욱 고조됐다. 덴마크와 스위스 등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는 유럽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들도 수출경쟁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에 나섰다.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경기를 회복시키려는 이른바 ‘불황수출’ 전략이 전세계로 확산됐다.

하지만 올해 중반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하면서 수년 동안 진행됐던 통화전쟁도 서서히 마무리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금리인상 예상이 달러화 가치의 상승을 가져오면서 각국의 경쟁적인 평가절하 움직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월 중국이 위안화를 기습적으로 평가절하한 데 이어 일본의 추가양적 완화가 예상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 7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과 달리 현행 금리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전문가들은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이달말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및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선 일본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이달말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일본 성장률은 올해 1분기에 전기대비 연율로 4.5% 성장세를 보였지만 2분기엔 -1.2%로 급락했으며 3분기에도 마이너스 또는 소폭 플러스 성장에 그쳐 경기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지난달말~이달초 주요 IB들을 대상으로 이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은행이 10월말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42%로 가장 많았으며, 당분간 추가 양적완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36%에 머물렀다.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경우 엔화 가치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있어 경쟁국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다른 국가들이 통화가치 절하를 통한 수출 증대 전략에 나서 또다른 환율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일본의 엔화가치 하락은 지난해 이후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추가 양적완화는 한국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기둔화 및 엔화 약세가 진행될 경우 한국의 수출과 이로 인한 경기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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