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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조로증 고착화’우려
20011년 이후부터 올·내년까지
5년간 성장률 세계평균 하회 전망
대내외 악재로 성장동력 상실
IMF·국내 민간硏 ‘우울한 예고’
단기적 효과 치중한 부양책 보다
구조개편 초점둔 경제정책 시급



‘조로증(早老症)’으로 한국경제가 세계에 뒤쳐지는 현상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석유파동이나 외환위기 등 특이요인이 없을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이 세계평균을 크게 초과했으나 2003년 카드대란 당시에 이어 2011년 이후부터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5년 연속 세계평균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17년 이후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2020년 이후엔 잠재성장률도 2%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우리경제가 세계에 뒤쳐지는 현상은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종전 전망치 3.1%에서 0.4%포인트 하향조정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5%에서 3.2%로 0.3%포인트 낮아졌다.


한국경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이 글로벌 성장ㆍ교역 둔화로 타격을 받고 있는데다 가계부채와 더딘 소득증가로 내수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선진국에 비해 성장률 하향조정 폭이 컸다.

이처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서 세계평균 성장률과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게 됐다. 우리나라는 2010년에 6.5% 성장해 세계평균(5.4%)을 1.1%포인트 앞섰으나 2011년부터 세계평균에 뒤지기 시작했다. 세계평균과의 차이는 2011년 -0.5%포인트에서 2012년엔 -1.1%포인트로 대폭 확대됐다가 2013년 -0.4%포인트, 지난해 -0.1%포인트로 그 격차를 크게 줄였다.

하지만 올해 그 격차가 -0.4%포인트로 확대됐고, 내년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IMF는 내년 우리경제 성장률을 3.2%로 예상했으나 LG경제연구원(2.7%) 등 민간연구소들은 2%대로 예측해 그 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1980년대 이후 한국경제는 성장률 면에서 오일쇼크 당시인 1980년과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을 제외하고 2002년까지 줄곧 세계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2003년 카드대란을 겪으며 성장세가 꺾여 2008년까지 6년 연속 세계평균을 밑돌았다. 그러다 미국과 유럽이 금융위기에 휩싸였던 2009~2010년 세계평균을 반짝 웃돌았으나, 이후 다시 마이너스 갭 상태로 돌아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ㆍ고령화와 노후불안, 성장의 효과가 사회전반에 확산되는 낙수효과의 소멸 등 내부적 요인과 글로벌 교역환경의 변화 등 외부 변수가 복합되면서 한국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조로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는 특히 경기사이클 상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중ㆍ장기적인 추세인 만큼 경제정책도 단기적인 성장률 목표를 맞추는 것보다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경제구조의 개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시적 성과를 위해 무리한 부양책에 치중할 경우 오히려 중기적인 부담만 가중돼 더욱 심한 위기상황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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