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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민정음’ 이젠 곁에 두고 본다, 교보문고 ‘훈민정음’ 해례본 최초 복간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제70호 ‘훈민정음’이 원본에 가깝게 570년만에 처음으로 복간, 출간됐다.

교보문고(대표 허정도)는 간송미술관과 함께 1446년 세종대왕이 펴낸 ’훈민정음’ 헤례본을 소장본 현 상태 그대로 재현하는 현상 복제 방식으로 고서의 촉감과 형태, 세월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살려냈다.

이번 훈민정음 혜레본 복간은 간송 전형필이 1940년 소장한 이래 묘사본과 영인본 형태로만 유통돼온 것과 달리 원본을 살려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김슬옹 워싱턴 글로벌 유니버시티 교수가 해례본의 한글 해설서를 집필, 그동안 책을 가까이 보거나 이해하기 어려웠던 일반인들도 ‘훈민정음’을 쉽게 만날 수있게 됐다. 


간송의 손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 사무국장은 “할아버지가 일본에 맞서 우리문화재와 문화적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소장한 것 중의 하나가 훈민정음 해례본일 것이다. 당시 일본은 조선어 금지령을 내려 우리말을 못 쓰게 했는데, 이런 와중에 훈민정음을 소장함으로써 일본이 퍼트린 한글 창제 고대 문자 모방설 등의 낭설에 맞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간송은 당시 해례본을 소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변이 위험할 상태였으나 한글학자로 홍기문 등으로 하여금 필사하도록 하고 조선어학회가 영인본을 발행할 수 있도록 돕는 등 개인의 호사 취미로 책을 소장한게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한글 해설서를 낸 김슬옹 교수는 간송본에 남아있는 세종의 원문 4쪽에 담긴 당시 사성 표기법을 온전하게 복원하고 400년동안 비주류 문자였던 한글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살폈다. 또 그동안 번역본 35종을 바탕으로 학문성과 대중성을 결합한 읽기 쉬운 한국어 번역본을 함께 펴냈다.

이번 복간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한지의 보풀 때문에 인쇄기가 여러번 고장이 나기도 했다. 간송본대로 4침안정법으로 구멍을 내 꿰매고 전통적인 자루매기로 제본하는 등 현대 인쇄기술과 수공예적인 작업이 총동원됐다.

1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나온 이 책의 정가는 25만원으로 교보문고는 초판 3000부를 제작했다, 교보문고는 향후 편하게 볼 수 있는 보급판을 만드는 것도 고민 중이다.

간송이 소장한 ‘훈민정음’은 1940년 안동의 한학자 이용준씨가 장인 집에서 입수해 세상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송본은 책 원문 44쪽에 걸쳐 뒷면에 낙서가 있다. 교보문고는 6일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9일 한글날에는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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