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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세 현역 화백 문학진, 26년만에 현대화랑 개인전 연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1924년생. 올해 나이 만 90세의 문학진 화백이 현대화랑(서울 종로구 삼청로)에서 개인전을 연다. 지난 2002년 쥴리아나갤러리에서 종이 콜라주 작품으로 전시를 연 이후 13년만이며, 1989년 현대화랑에서 유화작품으로 개인전을 연 이후 26년만이다.

삼청동 일대 국내 메이저 화랑들이 이승택(갤러리현대), 하종현(국제갤러리) 등 80대 원로 작가들의 전시를 잇달아 열고 있는 가운데, 현대화랑에서 전시를 연 90세 문학진 화백은 ‘최고령 현역’이다. 전시에서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회화 작품과 종이 콜라주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문학진, 소녀, Oil and paper on canvas, 72.7×60.6㎝, 2013 [사진제공=현대화랑]

문학진은 한국 미술교육 1세대 작가(1953년 서울대학교 회화과 졸업)로, 1955년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문교부장관상을 받았고, 이후 1971년 국전 초대작가상, 1989년 대한민국예술원상, 1995년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1960년부터 1983년까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문학진은 1950년대 국전의 아카데믹한 화풍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변신을 거듭했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입체파에 대한 감화에서 출발한 문학진의 작품 세계는 입체파의 이념을 부단히 극복하려는 데서 자기 고유의 방법을 모색했다. 말년에 이르러서는 색종이를 오려 붙이는 콜라주 작업을 통해 평면성과 입체성을 동시에 구현하며 풍요로운 공간 여행을 펼쳐 보였다”고 평했다.

문 화백의 제자이자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윤명로 화백이 회상한 문학진은 과묵하고 내성적인 화가였다.

“나는 지금도 재학중에 보았던 선생의 수상작을 기억하고 있다. 변형 100호 크기의 캔버스에 붓보다 주로 나이프로 그려 나간 밋밋한 갈색톤의 추상화였다. 주로 세잔느적인 교육을 받다가 선생의 작품을 처음 본 나는 ‘그림을 이렇게도 그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빠져든 적이 있었다. 훗날 이 작품의 행방을 찾았더니 상을 받을 만큼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위에 다른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문 화백은 기록화 대작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길이 330㎝에 달하는 한국 카톨릭 성인화 ‘103위 순교 복자상(1977)’이 혜화동 성당에 소장돼 있다. 현충사 이충무공 일대기 ‘10경도(1970)’, 행주산성 기념관 벽화 ‘행주대첩도(1978)’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전시는 7일부터 31일까지.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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