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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풍납동 주민 55% “풍납토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반대”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서울 풍납동 주민 55%가 풍납토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반대했다. 찬성하는 주민은 반대하는 주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풍납토성을 오는 2020년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5일 서울시의회가 내놓은 ‘풍납토성 관련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풍납동에 거주하는 주민 54.8%는 풍납토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반대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22.6%로 반대 의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나머지 22.6%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주민 76.2%는 문화재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각종 규제와 불편에도 불구하고 현 거주지(풍납토성 내)에 그대로 살기를 원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주민의 80.6%, 40대 이하 주민의 80.5%가 풍납토성에 계속 살기를 원했다. ‘이주하겠다’는 의견은 21.4%에 그쳤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8월 현재 풍납토성 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그동안 피상적으로 추정해온 반대 의견이 이번 설문조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서울시의 풍납토성 복원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공주ㆍ부여ㆍ익산 일대)에 풍납토성을 추가하겠다는 목표로 문화재청과 주민 이주 및 보상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서울시는 ‘백제 왕성(王城)’에 대한 진위 논란과 함께 거주민 설득 작업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이주 및 보상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도 물었다. 정부(서울시)가 감정가로 보상해줄 경우 ‘떠나지 않겠다’는 의견이 73.6%, ‘떠나겠다’는 응답은 20.0%로 각각 집계됐다. 떠나지 않겠다는 의견은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 떠나겠다는 의견은 50대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5년 내 풍납동 주민을 모두 이주시키겠다’는 서울시의 방침에 대해선 57.8%가 ‘잘하는 일이 아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잘하는 일이다’는 평가는 27.8%,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풍납토성 2권역을 먼저 보상ㆍ발굴한 뒤 3권역을 후세대에 보상ㆍ발굴토록 하자’는 문화재청의 계획에도 주민 절반(52.0%)이 반대 의견을 냈다.

3권역의 미래 비전에 대해 주민 30.6%는 ‘전원주택마을’을, 26.8%는 ‘중층 고밀형 공동주택’을 원했다. ‘역사문화마을’을 제시한 주민은 14.2%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4.4%포인트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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