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경기 여주시 50대 농장주가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채 암매장 상태로 발견된 가운데 주범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용의자 2명은 이미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범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외국인 용의자를 임의동행해 조사를 진행중이다.

2일 오후 2시 50분께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A(54)씨 농장에서 50여m 떨어진 밭에서는 A씨가 살해돼 암매장된 채 수색중이던 경찰관에 의해 발견됐다.

A씨는 상하의 속옷 차림으로 누운 채 땅에 묻혀 있었으며 검시 결과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여주 농장주 살해 암매장 외국인 용의자 이미 출국

흉기로 찔리거나 목이 졸린 흔적 등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부검 의뢰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추석연휴 첫날이었던 지난달 26일 A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접수받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A씨 계좌에서 현금카드로 10여차례에 걸쳐 3300여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후 9시께 은행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해 출입국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용의자 2명의 신원을 파악했으나 이들은 이날 오후 5시께 이미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 뒤였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불법체류자 F(50)씨와 D(24)씨로, F씨는 지난 6월과 7월 사이 5일가량 A씨의 농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D씨는 최근 F씨와 같은 집에서 거주해 온 사이로 여주의 한 도예공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이들은 A씨가 통장에 수억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20분께 자신의 농장에서 경북에 거주하는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한 뒤 밤사이 행방불명됐다.

A씨 동생과 농장 인부가 이튿날 A씨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강도살인 사건에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신고 접수 즉시 금융정보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추석 연휴기간이어서 30일 오전이 돼서야 은행 등 금융기관 20여곳에 금융거래정보를 요청했다”며 “은행을 통해 A씨 돈이 인출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지 4시간여 만에 용의자 신원을 파악했지만 이미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 뒤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공범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외국인 용의자가 국내에 남아있는 사실을 파악하고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R(39)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F씨 등을 강도살해 등 혐의로 인터폴에 적색 수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