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매시장에 이렇게 진행될 예정이던 경매가 취소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될 예정이었던 서울 주택 가운데 취하된 물건은 69건으로 경매가 진행된 전체 물건(544건)의 12.7%를 차지했다. 올 1~9월 누적 취하 물건은 832건으로 올해 전체 진행된 서울 주택 경매 건수(7015건)의 11.9%나 된다.
지난 한해 전체 경매 진행건수(1만3653건) 대비 취하건수(1159건)가 8% 수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취하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13년에도 주택 경매 진행건수가 1만6842건으로 많았는데, 취하건수는 1288건으로 7% 수준에 머물렀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년 진행 경매 건수 대비 취하되는 물건이 10% 미만에 머물었는데 올해 들어 10%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이달 1일 하루에만 경매 예정이던 서울 아파트 가운데 취하된 물건이 5건이나 된다. 5일 경매 예정이었던 송파구 가락동 ‘가락현대트웰브’ 85㎡, 6일 경매에 나올 계획이었던 구로구 구로동 ‘한일유앤아이’ 115㎡, 12일 경매 일정이 잡혔던 성동구 옥수동 ‘옥수현대’ 104㎡ 등이 경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취하하는 물건이 늘어나는 것은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법원 경매보다 매매시장에서 해결하는 게 채권을 회수하기 더 좋다는 판단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와 협의를 통해 경매를 취소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1일 경매 취하된 강남구 수서동 동익 84㎡의 감정가는 6억9000만원인데, 이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은 7억1000만~7억3000만원 수준으로 높다. 경매보다 차라리 매매시장에서 거래하는 게 채권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최근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 자체가 많이 줄었다”며 “경매를 진행하는 것보다 매매시장에서 해결하는 게 유리할 경우 경매물건이 줄고, 경매 진행할 예정인 경매 취하 물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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