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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해위협 받은 日 안보법 반대 학생의 부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침묵할 수 없다” 아들 지지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 안보법안 반대 운동을 전개했다는 이유로 살해위협을 받은 학생단체 ‘쉴즈(SEALDs)’의 핵심 멤버인 오쿠다 아키(奥田愛基)의 부친 오쿠다 토모시(奥田知志)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안보법안에 반대할 입장을 견지했다.

책ㆍ잡지 관련 뉴스 사이트인 리터럴(リテラ)과의 인터뷰에서 오쿠다 토모시는 지난달 30일 아들과 가족을 향한 살해위협에 대해 “걱정은 된지만 침묵할 수 없다“며 아들을 지지했다. 

안보법안 성립에 반대한 일본 대학생들. [자료=게티이미지]

이날 오쿠다 아키의 학교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학에 자신과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편지가 전달된 사실이 일본 외신을 통해 확인됐다. 오쿠다는 자신의 트위터에 “학교에 나와 가족에 대한 살해 예고가 왔다. 나 혼자라면 모를까 왜 가족도 협박하는지...(생략)”라는 글을 게재했다.

오쿠다 가족 전체가 살해위협을 받는 배경에는 일본 보수 언론의 영향이 크다. 일본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는 아키의 아버지 오쿠다 토모시의 노숙자 지원활동이 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그를 “반천황주의자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보도 이후 일본 극우 세력 사이에서는 오쿠다 가족을 향한 비난이 거세졌다.

오쿠다는 네트우요(ネトウヨ)등 일본 극우세력에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가만히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어 아들을 “이해하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오쿠다는 가족들에게 전달된 협박장과 지난달 아베신조(安倍 晋三) 내각이 성립한 안보법 제ㆍ개정안이 유사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은 헌법이 지켜줘야 할 우리들의 권리를 제한한다”며 “마찬가지로 협박장은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 않다. 이유를 밝히지 않고 아들이 법안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우리를 죽이겠다고만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이 경시되고 있는 현 상황을 상징하는 것 같아 무섭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쿠다는 아들의 반대시위를 저지하지 않겠다고표명했다. 그는 “가족의 생명이 걱정되지만 이대로라면 여러 사람이 침묵할 것이다”며 “이것이 ‘특정비밀보호법’의 시대인가. 왜 전쟁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정부는) 전쟁가능국가를 만들려는 이유가 ‘특정비밀’이라고 못박아 생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유를 물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쉴즈는 일본 대학생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의미와 안보법안의 위헌성을 알리기 위해 구성된 시민단체다. 이들은 헌법학자를 섭외해 안보법안의 위헌성을 주장하고 국회 앞에서 안보법안 반대 시위를 주최했다.

일본 보수매체인 산케이(産經)신문은 “반(反) 아베 정치색이 짙을 뿐, 논리는 약하다”고 쉴즈를 비판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무토 다카야((武藤貴也)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전쟁에 가기 싫다는 이기적 개인주의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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