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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보다 더 오른 연립·다세대…공급도 늘었다
경기도 평균실거래가 6.4%↑
상반기 준공도 33%나 증가


서울 중랑구 묵동의 단독주택에 사는 박모(60) 씨는 고민이다. 그는 “올해 들어 집 주변이 공사장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던 이곳에 부쩍 새로 들어서는 신축빌라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만 30년 살아온 그는 “건축업자가 이 동네 시세는 3.3㎡당 1000만원인데, 목이 좋은 곳은 1200만~1300만원까지 나간다고 했다. 정든 집이지만 적당한 시점을 골라서 처분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씨처럼 단독주택을 소유한 사람들 가운데 땅을 넘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땅에는 빌라나 도시형생활주택 같은 새 주택이 들어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뤄진 연립ㆍ다세대주택 허가ㆍ착공ㆍ준공 동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46.7%, 108%, 33.2% 증가했다.

새로 지어진 다세대ㆍ연립은 경기도에 몰려있다. 상반기 전국서 준공이 떨어진 연립주택 397동 가운데 62동(16%)이, 다세대주택 4008동 가운데 1567동(39%)이 경기도에 위치한다.

공인중개사협회 수원시 장안구 이재경 지회장은 “장안구 영화동, 정자동, 송죽동 등 노후주택이 밀집한 구시가지에 건축업자들이 새 주택을 많이 지었다. 특히 안산의 업자들이 더 이상 지을만한 땅이 없으니까 수원으로 많이 넘어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 수준도 올랐다. 센추리21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까지 이뤄진 실거래가를 분석해보니 경기도 연립ㆍ다세대의 올해 평균 실거래가는 8607만원으로 작년보다 6.4% 뛰었다. 지자체별로는 과천(14.7%), 수원(13.9%), 파주(15.6%)시의 변동률이 10%를 넘어섰다. 수원에선 전용면적 60㎡을 넘기는 다세대ㆍ연립의 평균 실거래가는 1년 사이 36.8%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와 올해(8월까지) 사이 경기도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는 2억6319만원에서 2억7414만원으로 4.2% 올랐다. 상승폭이 10%를 넘는 곳은 하남(16.8%), 광명(13.1%)시 정도였다. 연립ㆍ다세대 거래가격이 크게 올랐던 과천, 수원, 파주는 모두 경기도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

연립과 다세대의 실거래가격이 오른 데에는 신축주택의 견인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센추리21코리아 김혜현 기획실장은 “새로 지어진 주택의 3.3㎡당 가격은 기존 주택 평균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다세대와 연립은 착공에서 준공까지 겨우 6개월 남짓 걸리는 만큼 신축주택의 가격 상승분이 평균에 반영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낡은 단독주택이 매끈한 연립ㆍ다세대로 다시 지어지는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에서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정비구역을 중심으로 주택 신축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KEB하나은행 강태욱 부동산팀장은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이 오르다보면 ‘차라리 집을 사자’를 외치는 수요가 다세대와 연립주택으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구도심과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을 중심으로 2~3룸 같이 3~4인 가족이 살 수 있는 크기의 주택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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