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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서울 아파트 경매‘빅뱅의 시대’
9월 낙찰가율 2006년이후 최고
평균 97.3%…수도권도 94.4%
감정가 수준…급매물보다 비싸



주택 시장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다. 나오는 물건마다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3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9일 기준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97.3%로 2006년 12월(100.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아파트 낙찰가율도 평균 94.4%로 2007년4월(97.7%)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관련기사 24면


개별 사례별로는 낙찰가율 100% 이상인 곳이 흔할 정도다. 이달 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나온 금천구 독산동 하안주공 59㎡(이하 전용면적)는 3억27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 122.6%를 기록해 이달 서울 아파트 중 가장 높았다.

지난 14일 경매가 진행된 노원구 공릉동 동신 60㎡에는 무려 38명이 몰렸다. 이달 가장 많은 응찰자수를 기록한 경매다. 낙찰가율도 102%로 높았다.

낙찰가율이 100%에 육박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아파트가 거의 감정가 수준에서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감정가는 감정평가사들이 매매시장 조사를 통해 시세와 매매사례, 거래량 등을 분석해 매겨 놓은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80% 수준이면 매매시장의 급매물 시세 보다 조금 싼 수준으로 괜찮게 거래된 것으로 본다. 이 낙찰가율이 100%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매매시장의 급매물보다 비싸게 살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에서 물건을 구하기 어렵거나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 경매 참여자들이 입찰가를 높이는 경향이 생긴다”며 “주택 매매시장 상승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요즘 경매시장에 응찰할 만한 아파트 물건이 크게 줄어든 것도 낙찰가율 고공행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파트 물건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응찰자들이 너도나도 몰리면서 다소 무리한 입찰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매매시장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 은행 등 채권자들이 채무자들의 아파트를 경매로 넘기지 않고 매매시장에서 더 비싸게 거래하려고 하면서 경매시장에 물건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매매시장이 좋아진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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