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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자 다이제스트] 그해 여름, 패러독스의 시간 外
그해 여름, 패러독스의 시간(이정은 지음, 나남)=6.25전쟁이 한 마을을 관통하며 어떻게 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붕괴시키는지 12살 평범한 시골소녀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작가의 자전적 색채가 짙은 소설은 경기도 용인 관곡마을에서 6.25가 터진 1950년 여름 이후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삼촌 이태호는 국군으로 전쟁 초기 임진강 전투에서 낙오됐다가 부대에 복귀하지만 탈영병이란 오명을 쓰게 된다. 고모는 가부장제 문화 속에 기를 못펴고 살다가 공산주의자 윤상현이 그리는 이상세계에 반해 인민공화국에 부역하지만 서울수복 이후 빨갱이로 몰려 갖은 수모를 당한다. 중공군이 내려오자 마을은 다시 새로운 전쟁판으로 바뀐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산골짜기 마을로 피난짐을 꾸린다. 피난 중 새끼를 집에 두고 온 어미 소는 광란을 일으키고 어린 남동생은 장티푸스로 죽는 등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일찍 철이 든다. 좌우 세력이 엇갈리면서 마을 주민들의 운명도 바뀐다. 고모는 다시 한번 변신을 감행한다. 

버블 차이나(조너선 펜비 지음, 신해경 옮김, 아마존의 나비)=‘중국이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란 화두는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중국전문가인 저자가 본 중국의 당면과제는 새로운 경제모델 찾기다. 금융부문과 토지개혁, 반부패운동이 성과를 냈지만 핵심은 ‘중국주식회사’를 더 잘 굴러가게 할 국영기업의 비효율적인 경영 관행을 뜯어고치는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러나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변화와 현대화가 어느 선까지 가능할지가 관건. 이는 중국정부의 중앙집권적 통제에 일정부분 반하기 때문이다. 공산당 정권은 바로 중앙집권적 통제에 기반을 둔 만큼 변화도 독점적 통제력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의 경제개혁이라는 한계가 있다. 

술라(토니 모리슨 지음, 송은주 옮김, 문학동네)=흑인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의 두번째 소설. 1920년대부터 1960년대 이르는 시기의 오하이오 주 메달리언 보텀 흑인들의 삶을 단짝 친구인 술라와 넬, 두 여성의 삶과 사랑, 우정을 중심으로 그려냈다. 이들이 사는 언덕배기 땅의 이름은 보텀. 노예시절 백인인 그들의 주인들은 어려운 일을 끝내면 자유와 저지대 땅 한 뙈기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골짜기 저지대 비옥한 땅을 주기가 아까웠던 백인들은 교묘한 술수를 부려 언덕배기 땅을 내준다. 척박한 땅에서 흑인들은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삶을 보낸다. 그 곳에서 넬과 술라 두 소녀는 서로를 거울삼아 성장한다. 10년 후 도시에서 보텀으로 돌아온 술라는 자유와 방종한 생활로 마을 사람들의 반감을 사게 되고 넬의 남편과 정을 통하다가 발각되고 만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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