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나라의 수출이 앞으로 회복되려면 선진국보다 신흥국들의 성장모멘텀 회복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신흥국들이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금융불안 조짐을 보여 수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의 회복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신흥국 경기회복이 요구된다고 진단하면서 생산기지 해외이전의 완화와 외환시장 안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 금융그룹인 소시에떼제네랄은 한국의 대외수출이 2013년에는 대(對)신흥국 수출, 2014년에는 대선진국 수출이 각각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나마 선방했으나 올해에는 대 신흥국 및 대선진국 수출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한국 수출, 선진국보다 신흥국 경기회복 모멘텀에 달렸다

한국무역협회와 소시에떼제네랄에 따르면 대선진국 수출부진은 핸드폰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과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강세로 인한 대유럽연합(EU) 수출 감소가 주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미 전자제품 수출은 엔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

반면 신흥국으로의 수출은 대중수출의 50.6%, 대아세안(ASEAN) 수출의 29.3%를 차지하는 전자제품 수출이 반등하고 있지만 기계류 등 비전자제품 수출이 크게 감소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계와 화학, 철강 등의 수출부진이 심각하다.

중국의 경우 과잉설비에 따른 기계와 화학, 금속 등의 수요가 감소한 것이 신흥국 수출부진을 주도하고 있으며, 대아세안 수출은 석유제품이 24.5%를 차지하고 있어 지난해 이후의 유가 급락이 수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수출, 선진국보다 신흥국 경기회복 모멘텀에 달렸다

소시에떼제네랄은 때문에 향후 수출회복을 위해서는 신흥국들의 성장모멘텀 개선과 수요증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경기둔화를 시작으로 상당수 신흥국들의 금융불안이 심화하고 있어 신흥국들의 수출회복이 조기에 가시화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신흥국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와 현대경제연구원 등 분석기관에 따르면 신흥국 가운데 러시아와 브라질이 금융위기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태국도 금융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신흥국들의 경우 한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중 등 외화건전성이 취약하거나 경상수지 등 거시지표가 불안한 국가를 중심으로 위기가 빠르게 전이되는 속성이 있어 향후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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