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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3650] 추석 앞 아픈데 없다고 애써 말하는 부모님…이럴때 ‘체크포인트10’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추석이 코앞이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48) 씨는 그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한 부모님과 친척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마음은 들뜨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만은 못하다. 해가 다르게 부모님의 안색과 움직임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80세가 다 된 부모님은 박 씨가 걱정할까봐 아픈 곳이 있어도 괜찮다고만 한다. 이번 추석에 부모님을 뵈면 적극적으로 부모님의 건강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보자.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세심하게 체크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사진출처=123RF]


▶치매=치매는 일단 발병하고 나면 가족들이 너무나 큰 희생을 치러야 하는 만큼 예방을 위한 면밀한 관찰이 중요하다. 치매 초기단계라면 약물치료로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의 과거 언행을 기초로 변한 부분이 있는지 세심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부모와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손자 등 가족의 이름과 최근에 있었던 일들을 잘 기억하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며 “운동능력이나 성격의 변화도 잘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치매 초기에는 승용차를 타고 내릴 때 동작이 매우 굼뜨거나 종종걸음을 걷는 경우가 많다.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그동안 잘하던 간단한 계산을 못하거나 판단력이 떨어지고 발음이 명확하지 않다. 특히 외출했다가 집을 찾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하면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다.

▶기침(호흡기 질환)=만성적으로 기침을 계속하거나 일반적인 기침 소리와 다르다면 주의해야 한다. 천식, 폐결핵, 폐암 등 다른 질병도 기침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기침을 할 때 단순 감기인지 아니면 중한 병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과 동시에 가래에 피가 소량 묻어 나오거나 기침하면서 피를 많이 쏟는 경우에도 다른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흡연에 의한 만성기관지염부터 폐결핵, 기관지 확장증, 폐암 등 다양한 질병이 객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기침을 하면서 호흡곤란이 있는지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호흡곤란은 천식, 폐렴 등의 증상이다. 기침을 심하게 하면서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청력 질환=노인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가 바로 나이가 들면서 귀가 어두워지는 것이다. 청력 감소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위급한 상황에 대한 경고 반응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소리를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해 부모를 점점 외톨이로 만들 수도 있다. 대화 중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웅얼거리거나 얼버무리는 것처럼 들려 자주 다시 말해달라고 요청을 하는지, 음정이 높은 여자의 목소리보다 남자의 목소리를 더 알아듣기 편해 하는지, 전화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시력 질환=노인들은 일반적으로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안과 질환에 걸리기 쉽다. 시력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집에 있는 달력이나 시계를 이용해 간단한 시력 검사를 해보면 좋다. 눈 충혈이 잘되고 쉽게 침침해지는지 살펴보고, 바깥에 나가면 눈이 부시거나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지, 시야가 좁아진 것 같고 주위가 잘 안보이는지 등을 물어봐야 한다. 이런 증상이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진다면 안과 전문의를 통해 자세한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치아와 잇몸 질환=치아의 노화는 전신의 노화보다 더 빨리 온다. 치아가 노화되면 치아가 상실돼 입가 주름이 많이 생기고 얼굴 아래쪽이 처져 얼굴노화가 촉진된다. 이는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음식물 섭취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영양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음식물을 잘 씹는지, 치아가 흔들리고 힘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치아 사이가 너무 벌어져 있거나 잇몸이 붉게 변하고 살짝만 건드려도 아픔을 느끼는지 확인해 본다. 입냄새가 심하거나 잇몸이 볼록하게 고름이 차 있다거나 들뜬 느낌이 든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의치를 하고 있다면 의치 때문에 혀 등에 염증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고 매일 깨끗하게 의치를 씻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진출처=123RF]

▶혈색과 체중=이전에 봤을 때보다 혈색이 노란 빛을 띤다면 위나 간 같은 소화기관의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소화에 관여하는 담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면 혈색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는 제 때 하는지, 잠을 푹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몸이 나른하지는 않은지, 간혹 구역질이나 구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추가로 물어봐야 한다.

선 교수는 “적정 체중이었던 부모의 몸무게가 지난 명절 때보다 현저하게 변화돼 있다면 암 등의 중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며 “특히 몸무게가 예전보다 10% 이상 줄어드는 등 급격한 변화가 있다면 정밀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퇴행성관절염 질환=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닳아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붓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어른들이 많다. 쪼그려 앉아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 어른들로서는 무릎 관절이나 손가락관절 등에 무리가 많이 갈 수밖에 없다. 앉고 일어나거나, 층계를 오르내리는데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손가락 관절의 경우 바닥의 동전이나 연필을 집어보도록 해서 잘 잡는지 확인해 보는 방법이 있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나 움직이기 힘든 증상이 보인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조경환 교수는 “조깅, 계단 오르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 관절연골에 손상을 주는 운동은 피하고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 등 관절주위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관절연골을 보호하는 운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식사량 늘고 물 많이 드신다면=
식사량과 수분 섭취가 많고 소변을 많이 보거나 피로감을 자주 느끼면 당뇨 가능성이 높다. 식사량이 늘었으나 살이 빠지면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노년층은 근육량이 감소하는데 반해 체지방량이 증가하고 동시에 대사 활동은 줄어 병이 오는 경우가 많다.

▶굽은 허리=부모님의 허리나 등이 굽었다면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압박 골절일 가능성이 높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고 위태롭게 보인다면 근육 감소증에 의한 허약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특히 부모님의 노쇠 상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조용히 찾아오는 뇌졸중=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어눌하면 뇌 기능의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뇌졸중인데 한번 걸리면 의식 및 언어 장애, 반신불수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럽게 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고 한쪽 얼굴이 저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 직전의 급박한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발생위험을 조기에 감지해 예방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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