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계ㆍ시민단체 등 각계 유물 기증 쇄도
[헤럴드경제=윤정희(울산) 기자] 산업유물 유실을 막고 이를 체계적으로 전시ㆍ보관키 위해 울산에 국립산업기술박물관<조감도> 건립이 추진돼고 있다.
23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은 현 정부 공약사업으로 총 4393억원을 투자,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중심지 울산에 건립될 예정으로 현재 9월 한달간 경제성 분석 등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은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기적의 경제성장의 동력이었던 산업 발전 역사에 대한 체계적 보존과 정리가 미흡하다는 위기의식 속에 시작됐다. 선진국의 경우 프랑스 라빌레트 과학산업박물관(1986년), 미국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1933년), 독일 뮌헨 독일박물관(1925년), 스페인 프린시페 펠리페 과학관(2000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일찍부터 산업기술박물관을 건립해 산업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기술문화 확산을 촉진해 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산업기술사에 남을 주요 유물의 상당수가 창고 깊숙이 들어가 있거나 유실됐고 경제발전 성공 경험이 제대로 전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유물 보관상태는 대기업의 경우 창고보관 69%, 유실 9%, 전시 22%이며, 중소기업은 창고보관 40%, 유실 39%, 전시 5%, 파악이 안되는 것이 16%에 달한다.
울산에 추진하고 있는 산업기술박물관은 8만㎡의 공간에 전시ㆍ보존, 교육ㆍ연구ㆍ홍보, 문화ㆍ휴식 등의 기능을 담당할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을 위해 전국의 박물관, 기업, 시민의 참여도 쇄도하고 있다. 한국박물관협회와 국제박물관협회 한국위원회 등 전국 박물관은 성공적인 개관을 기원하며 업무지원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속속 체결하고있다.
또한 울산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25개 기업이 유물 기증을 약속하고 보유하고 있는 산업유물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경제계, 학계, 문화계, 시의회 등 40명으로 구성된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울산건립추진지원위원회’에서는 유물기증 운동 등을 전개하며 지원에 나섰다.
울산은 국내 수출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도시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이 자리 잡고 있어서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 들어서기에 최적지로 꼽힌다. 올해 1월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9월 한달간 경제성 분석 등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
하지만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까지는 많은 난관도 예상된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정부가 무분별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신규사업에 대해 경제성, 재원조달 방법 등을 검토해 사업성을 판단하는 절차이다. 조사방법인 ‘조건부 가치측정법’은 전국에서 무작위로 1000명을 뽑아 시설을 건립하는데 드는 비용을 세금으로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와 얼마를 더 낼 수 있는지 등을 묻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고 건립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7년 착공해서 2020년 개관할 예정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사업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7467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722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6533명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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