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가산금리 없앤 LH…부채감축은 계속된다
금융 부채감축·매출 증가로
2008년 이후 처음, 진주시대 안착
3년간 378억 금융비용 감소 기대
임금피크제도입등 전사적노력 한몫


“고생 많았어.”

지난 7일 오후 2시, 경남 진주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18층 사장 집무실. 이재영 LH 사장은 갈창훈 LH 자금사업부 부장이 오후 보고를 끝내자, 갈 부장 옆으로 다가와 고생 많았다는 말과 함께 깊은 포옹을 건네며 어깨를 두드렸다. LH발행 채권에 붙던 ’가산금리(스프레드)’가 사라졌다는 갈 부장의 보고를 받고서였다. 

LH가 단기간에 12조6900억원이라는 부채감축을 이뤄낸 데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바탕이 됐다. 특히 LH는 지난 8월 노사 합의를 통해 전직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8월20일 수도권 광역본부 2200여직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피크제 설명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이는 채권시장이 LH의 재무상태를 안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로, LH 부채 정상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 LH의 설명이다.

갈 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LH 채권에는 다른 공기관과 비교해 최고 0.26%의 가산금리가 더 붙은채 채권이 발행되고 있었다”며 “이는 금융부채 감축과 매출증가에 따른 경영정상화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건”이라고 했다.

LH는 이 가산금리가 없어져 향후 3년간 378억원의 채권발행에 따른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H는 지난 7월 진주에 사옥을 이전하고‘ 진주시대’를 열면서 새로운 도약 준비를 하고있다. 6월말 열린 LH 진주 신사옥 개청식에서‘ 비상2030’을 선포하는 이재영 LH 사장.

▶금융부채 감축액 12조6900억원 돌파=LH의 채권스프레드가 사라진 데는 단기간내 12조5000억원에 이르는 금융부채 감축이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많다. 

LH는 지난 2013년 6월 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 줄곧 경영정상화 노력을 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한해에만 7조2000억원의 금융부채를 줄였다. 작년 시작된 부채감축 추이는 올해도 이어져 이달 16일 기준으로 금융부채는 92조96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부채가 가장 많았던 2013년 12월31일 105조6500억원에 비해 12조690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감축시킨 액수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SOC사업 예산 20조6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금액이다. 이자 비용만으로도 4000억원 이상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LH는 보고 있다.

특히 금융부채 감축에는 ‘판매목표관리제’ 등을 도입해 수익성 향상을 도모한 것이 주효했다.

이 사장은 지역본부장과 본사 처ㆍ실장 등 주요 임원들과 1대1로 ‘판매 목표 달성 경영 계약’을 맺었고 실적 달성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27조2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8월까지 17조8000억원을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 실적(14조8000억원)을 20% 초과했다. 


▶공기업 정상화를 향한 직원들의 뼈깎는 노력…전직원 임금피크제 도입하기도=지난 8월27일 이 사장은 LH노동조합ㆍ한국토지주택공사노동조합 위원장과 전직원 임금피크제 도입에 전격 합의했다.

임금피크제는 2016년부터 60세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증가 및 고용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근로자들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LH관계자는 “LH에는 2개의 대형노조가 있어 3자간 합의를 이루어야 하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직원들이 경영정상화의 취지에 동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 사장과 LH 노사는 이에 앞서 6월에는 2박3일동안 워크샵을 열어가며 공감대를 형성했고, 방만경영 개선과제였던 ‘구조조정시 노동조합 사전동의 폐지’, ‘퇴직금 평균 1200만원 감소’ 등을 이뤄냈다. 이에 줄여나간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는 266만원으로, 기존 목표대비 129% 수준이다. LH는 이렇게 절감된 재원을 활용해 2016년까지 120여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비상(飛上) 2030’…진주시대 성공적인 안착=부채감축 외에도 LH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있었다. 지난 7월1일부터 본사를 진주로 이전하고 진주시대를 연 것.

본사를 진주로 옮긴 LH는 ‘천년의 희망 진주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밝히며 ‘비상 2030’을 선포했다. 비상 2030은 ‘국민에게 인정받는 LH, 국가에게 믿음주는 LH,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LH’가 되겠다는 세 가지 미래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바람을 담아 이 사장은 지난 6월30일 있었던 신청사 개청식에서 “제2의 LH를 창립하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마음 새로운 자세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특히 LH의 진주 이전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가시화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LH는 지역내 공동주택 건설로 연간 100억원 수준의 지방세 납부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지방 재정 확충에 기여해 종국에는 그 혜택이 지역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LH의 사옥관리와 협력직 등으로 지역민 200여명을 채용한 것은 물론 LH는 추가 사업 추진으로 인한 지역내 추가 일자리 창출을 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LH는 경남도내 개발후보지를 발굴해 진주ㆍ사천 항공산단, 밀양 나노산단 등 지역특화산단 개발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에게 찾아가는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주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LH타워를 지역 커뮤니티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LH는 지역주민 대상 홍보관 운영, 박물관의 역사문화강좌 및 의료시설 개방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