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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모건 또 中관료 자녀채용 의혹
취업 돕고 사업특혜 前회장 연루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이 중국 관료들의 자녀들을 채용, 이들의 경력에 도움을 주고, 대신 사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 이번 의혹의 주인공은 찰스 리(李小加·사진) 홍콩증권거래소(HKEX) 최고경영자(CEO)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리 CEO의 주변인들의 증언과 입수한 전자메일 등을 통해 그가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중국 JP모건체이스 회장 재직 당시 고위 공직자들의 자녀와 지인들의 취업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조사당국 등은 JP모건이 다수의 중국 공무원 자녀 등의 취업로비 정황들을 포착하고 2013년부터 조사를 진행 중이다.


WSJ은 리 CEO가 JP모건에 재직중이던 2008년, 최소 8개 이상의 취업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청탁자 가운데는 당시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고위 간부였던 황홍위안(黃紅元) 현 상하이주식거래소 사장도 있었다. 증감회는 증권발행 및 시장 관리감독 기능을 갖고 있으며, 중국 내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이다.

8명 가운데 일부는 8주 간의 인턴십 과정에 배치됐고, 나머지는 1년 계약직으로 취직했다. 특히 리 CEO는 이들의 채용으로 회사가 얻을 이익까지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리 CEO는 WSJ에 보낸 성명에서 채용은 이력에 기초했으며 다수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회사 법률고문과 감사직원의 검토도 거쳤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사청탁으로 자신이 압력을 행사한 채용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홍콩 규제당국은 JP모건을 비롯, 기타 은행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특혜를 위해 정부 관료들의 친구와 친지들을 고용하면서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는지 조사중이다.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은 해외에서 사업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현지 공무원에게 이에 상응하는 금품제공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

WSJ은 얼마전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왕치산(王岐山) 당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 시진핑(習近平) 정권 핵심 간부들 35명이 미국 금융기관에 자녀와 친인척을 채용 청탁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었다.

한편 리는 HKEX 역사상 최초의 본토 출신 CEO다. 해양석유 시추노동자로 일하다 미국 컬럼비아 법대에 진학, 뉴욕의 로펌과 메릴린치 중국지사 사장을 거쳐 2003년 JP모건 중국지사 회장직에 올랐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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