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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추석]손품ㆍ발품 귀찮아요…‘손가락품’ 할게요
[헤럴드경제=이정환ㆍ오연주 기자]#. 워킹맘 박모(36) 씨는 추석맞이 장을 보러 따로 시간을 내는 대신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모바일로 어른들 선물을 고르고, 각종 고기며 과일 등 명절음식 장까지 봤다. 또 하루종일 앉아서 전을 부치는 대신 올해는 간편 모듬전을 구매하기로 동서와 의견을 모았다. 박 씨는 “어린 시절 하루종일 송편을 빚고, 뒷산에서 솔잎까지 주워서 찌던 때와 비교하면 천지차이”라며 “맏며느리라 명절마다 부담이 많았는데 점점 번거로운 것은 피하는 추세”라고 했다.

추석을 앞두고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 생각에 들뜨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지만, 명절을 준비하는 발품과 손품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신 ‘손가락품‘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의미는 예전 못지 않지만, 사람들이 편리한 추석을 추구하면서 점점 추석은 모바일 한가위로 흘러가고 있다. 모바일추석 관련 이미지.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시즌을 맞아 선물세트, 제수용품 등의 모바일 구매 비중은 급증세다. 명절을 앞두고 재래시장, 마트가 북적이는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보다 바쁜 곳이 스마트폰 속 시장이다.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장을 보는 대신 손가락으로 터치 몇번이면 끝이 나는 모바일 세상이 분주해진 것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추석 선물세트의 온라인 매출은 38.2%, 모바일 매출은 89.7%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 매출은 전체 온라인 매출 중에 47.7%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성장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서도 추석을 앞둔 최근 일주일(9.11~17)동안 추석 관련 상품의 모바일 매출은 작년 추석 동기(14.8.23~29)보다 78% 증가했다. 추석 상품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 비중도 53%로, 작년 29%에서 24% 포인트 늘었다. 추석 상품 구매 수단으로 모바일이 PC를 앞지른 것이다.

G마켓 마케팅실 강선화 실장은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이용률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귀성ㆍ귀경길에도 모바일 쇼핑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했다.

모바일은 편리한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갖춰 인기다. 각 유통채널은 모바일 수요를 잡기 위해 온라인 전용상품을 기획하는 동시에 모바일앱 등을 이용하면 더 많은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옴니채널 전략도 발전해 롯데백화점은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사전 주문한 상품을 귀향길인 서울역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손품도 적게 파는 것이 요즘 명절 트렌드다. 명절 스트레스 중의 하나인 과도한 음식 준비 대신 가족들과 참다운 연휴를 보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시장조사회사 칸타월드패널이 추석 선물 시장을 분석한 결과 과거 명절 대표 선물로 각광 받았던 신선식품 시장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가족이 모여 다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명절 전통의 영향으로 한우 세트와 과일이 꾸준히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고 차례상이 간소화됨에 따라 추석 먹거리 풍경이 달라지면서 신선식품 시장이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인기를 끄는 것이 간편식이나 상차림 세트 상품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설 처음으로 선보인 자체브랜드 ‘피코크 제수용 간편 가정식’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초 설 명절의 경우에는 D-7일 사이 이마트 제수용 간편 가정식 매출이 지난해 설보다 210%, 추석보다는 12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색꼬지전, 동태전, 고기완자전, 송편, 잡채 등 상품 종류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명절 간편식의 등장은 최근 소비트렌드를 이끄는 1인 가구에게도 달갑다. 편의점 씨유(CU)는 아예 추석 연휴를 혼자서 보내는 ‘나홀로족’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풍성한 나물비빔밥’ 등 추석 시즌 한정 판매하는 간편식까지 선보였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팀장은 “맞벌이 가구의 확대는 물론 1인가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간편 가정식 시장은 점차 커지는 추세”라며 “명절 먹거리 역시 작아진 가족 규모를 반영해 간편가정식 등을 활용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도 더 많은 상품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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